[예언서 해설] 바벨론 유배로부터의 영적인 회복은 교회를 통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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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바벨론 유배로부터의 영적인 회복은 교회를 통해 가능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3.11.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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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06) - “그 담(벽)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더라” (겔 42:20)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에스겔이 이전에 보았던 성전은 우상숭배로 인해 더럽혀진 성전이었습니다(겔 8~11장). 그러나 새로운 환상에서 보여주신 성전은 이전의 성전과는 전혀 다른, 정결한 성전입니다. 더러워진 성전을 인간이 정결하게 되돌려 놓지 못합니다. 타락한 인간이 뉘우치고 결심해도 자신의 의지로 거룩해질 수 없습니다. 에스겔서 안에서 이 두 사실이 정확히 만나고 있습니다. 더렵혀진 성전의 모습에 이어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나가는 광경을 목격한 에스겔이 낙담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떠나가는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돌아오게 될 때는 하나님 백성에게 정결한 새 마음을 주시리라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비록 그들을 멀리 이방인 가운데로 쫓아내어 여러 나라에 흩었으나 그들이 도달한 나라들에서 내가 잠깐 그들에게 성소가 되리라… 내가 너희를 만민 가운데에서 모으며 너희를 흩은 여러 나라 가운데에서 모아 내고 이스라엘 땅을 너희에게 주리라…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겔 11:16~20)”

이스라엘 백성의 유배가 하나님 영광의 유배이며, 이스라엘의 귀환이 그 영광의 귀환이기도 하다는 놀라운 설명입니다. 바벨론 유배로부터의 진정한 회복은, 물리적 성전과 혈통으로서 왕족이 아닌 성령의 처소요 하나님의 영적 자녀인 교회를 통해 비로소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성화도 성전의 정화도 오직 하나님의 영이 임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새 마음, 새 영을 지닌 영적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새 성전의 환상은 ‘측량기사’의 작업을 통해 전달됩니다. 이 기사는 물론 여느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천사입니다. “모양이 놋같이 빛난 사람 하나가 손에 삼줄과 측량하는 장대를 가지고 문에 서 있더니(3절)” 성전 동쪽 문부터 시작한 측량은 성전 곳곳을 훑고 마침내 원점으로 돌아와 성전 바깥뜰을 품는 외벽의 측량으로 마무리됩니다. ‘에스겔 성전’의 특징 중 하나인 이 든든한 외벽은 정방형 구조로 각 변의 길이가 ‘500’입니다(42:19). 히브리어 원문에 생략된 단위는 성전 전용 척으로 추정됩니다. 성전 전용의 한 척이 약 52센티미터이므로, 외벽의 한 변이 260미터, 면적은 67,600 제곱미터, 평수로 20만 평의 공간이 외벽에 둘러싸인 그림이 성전 측량의 결과입니다. 이 벽의 목적은 본문에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 담(벽)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는 것이더라(42:20)” 성전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제의와 별도로, 성전의 디자인 자체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속된 것들로부터 철저히 거리를 둔 ‘구별된(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에스겔 환상의 새 성전은 돌과 나무로 지은 건물이 다 나타낼 수 없는 참 성전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모신 하나님 백성을 나타내는 두 성전의 대비는 교회의 영적 쇄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측량줄과 측량척은 건축을 감리하는 도구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모신 성전된 우리는 늘 자신을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 측량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측량 결과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면, 우리는 여호와 성전의 기물로 술잔치를 벌이던 중 벽에 나타난 심판의 메시지 “메네 메네 우바르신”을 받아 왕좌에서 쫓겨났던 벨드사살의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단 5장). 성전에 들어갈 자격은 하나님이 주셨어도 성전 안에 머무는 선택은 성도의 몫이듯이, 전적인 은혜로 구원을 얻은 우리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어 가는(빌 2:12)’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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