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중간사] 부활과 천국을 인정하지 않는 사두개파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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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중간사] 부활과 천국을 인정하지 않는 사두개파의 신학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11.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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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32)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사두개인들은 구약성경 중 모세오경만을 남기고 나머지 책들을 모두 잘라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모세오경만을 좋아했던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세오경이 그들의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풍요를 정당화 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모세오경에는  인과응보의 진리가 매우 강하게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서 모든 면에 있어서 형통하게 됩니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그렇습니다. 아브라함도 부자였고 이삭도 부자였고 요셉도 크게 출세를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자는 모든 면에 있어서 벌을 받습니다. 그중에는 경제적 궁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성경을 읽을 때 사두개인들은 마음의 편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세오경을 읽을 때 그들은 자신에 대해 긍지를 느겼던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본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복을 받아서 자신들처럼 부자이고 걱정이 없는 자들로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성경의 다른 책들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욥은 왜 의인이 고난을 당하느냐고 반문하고 있고, 선지자들은 불의한 부자들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예고합니다. 사두개인들은 그런 책들이 싫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직 모세오경만을 성경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 사두개파의 신학
그런데 이렇게 모세오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하면서 살다보니 이상한 신학이 만들어졌습니다. 즉 그들은 죽은 자의 부활, 천사, 마귀, 영적 세계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이 그런 것들을 인정하지 않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그런 것들이 모세오경에 잘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세오경에 날개를 펄럭이는 천사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의 사자들(messengers)이 찾아오지만 사람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하늘에 닿은 사닥다리를 오르내리는 천사들을 보지만 그들이 날개가 달린 천사들이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또 죽은 자의 부활이나 천국, 지옥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은 별로 없습니다.

그들이 부활이나 천국을 인정하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이 워낙 유복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원 없이 낙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과 밑바닥 인생으로 갖은 고생을 다 겪으며 사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더 천국을 사모하겠습니까? 당연히 어렵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유복하게 누릴 것 다 누리며 사는 사람들은 천국은 있어도 좋지만 없어도 그리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것은 그냥 선택사항일 뿐입니다. 사두개인들에게 천국이 그러했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매일 성전에서 일하며 제사를 받들었던 제사장들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천국이 있다면 자신들은 반드시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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