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 '광야의 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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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 '광야의 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
  • 승인 200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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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택목사/청주 주님의교회

하갈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몸종이었다. 이집트 여자였던 하갈은 사라에 의해서 아브라함의 첩이 되었다 하지만 사라는 하갈이 낳은 아들 이스마엘이 자기 아들 이삭을 괴롭히는 것을 목격하고 아브라함의 허락을 얻어낸 후에 두 모자를 광야 사막으로 내쫓아 버린다. 끝없는 모래와 메마름 속에서 하갈은 자식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자기 아버지인 아브라함에게서도 버림을 받은 아들 이스마엘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어머니 하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울고 또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막에서는 그들을 도와줄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만일 하나님이 안계셨다면, 설사 하나님이 계셨다 하더라도 외면하시는 분이시라면 하갈도, 그 아들 이스마엘도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계셨기에, 우리의 처한 곤고를 살피시는 하나님이 계셨기에 그 삭막한 죽음의 사막 한가운데서도 하갈은 살아났고 그 아들 이스마엘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환영받지 못하고 모두에게서 내쫓겨 광야를 헤매는 여자, 그리고 그의 아들. 우리의 인생 속에서도 때때로 아무 예고 없이 이런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매회 내적치유세미나 때마다 이런 어머니의 얼굴을 수없이 만나고 또 만난다.

사회의 매정함과 상대를 쓰러뜨리고 딛고 일어서야 하는 살인적인 경쟁 속에서,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다치고 상해버린 어린 자녀들과 그 자녀들을 무력함 속에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슬프고 지친 어머니들! 그 어머니들도 예전에는 아무 근심 없이 웃기 잘 하고 밝디 밝게 자랐던 소녀였을텐데 어머니가 되고부터 그 자식의 근심으로 인해 가슴에 칼이 찔리고 피멍이 들어있는 여인이 되었다. 자식에 대한 질기디 질긴 사랑과 애정으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고 있다. 자식이 저지르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모두 자기 책임으로 믿어져서 자책과 후회 속에 괴로워하는 어머니의 얼굴처럼 슬프고 절박한 모습이 어디에 또 있을까!

필자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이 가을에 자식을 위해 울고 있는 모든 어머니들에게, 목회 사역과 양들을 위하여 울고 있는 모든 사역자들에게 하갈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신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권하고 싶다. 비록 그 자녀가 하나님의 원하시는 뜻에 의해 만들어진 자녀가 아니라 사라의 두려움과 조급함으로 인해 태어난 생명이었을지라도, 하나님은 이스마엘의 생명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셨다. 그리고 이집트 여인 하갈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하물며 우리는 하갈의 소생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친히 하나님의 자녀가 된 믿음의 자녀가 아닌가! 이방 여인인 하갈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신 당신의 아들 딸들의 기도를 외면하시겠는가? 결코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다. 분명히 기도를 응답하시며 소원을 이루실 것이다. 우리에겐 그런 믿음이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이 가을에 결심해야 하겠다. 슬퍼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우리의 모든 문제에 대해 간절히 기도하기로. 기도의 끈을 붙잡고 있는 한 우리에게는 살 길이 있다. 새 아침은 밝아올 것이다.

오직 기도만이 우리의 자녀들을 살리고 속사람을 소생하게 할 것이다. 기도만이 세상의 구름으로 가려져 있는 하나님의 약속의 무지개를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근심하지 말고 기도하자. 더욱 무릎을 꿇고 부르짖어 구하자. 광야의 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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