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는 곧 불의 예술”…말씀의 생명력 구현하는 최상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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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는 곧 불의 예술”…말씀의 생명력 구현하는 최상의 도구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10.23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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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시//바이블도자예술관 ‘2023 서동희 도예전’ 개최

‘이기는 자, 극복하는 자에게 주는 선물’
요한계시록의 일곱교회 모티브로 담아내
10월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예약 전시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2:7)

겸손을 뜻하는 영어 단어 ‘Humility’는 흙을 의미하는 라틴어 ‘휴머스’(Humus)가 어원이다. 즉 진정한 겸손은 인간이 스스로 흙으로 지어진 존재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드러난다는 것이다. 결국 흙으로 되돌아갈 ‘유한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창조주 하나님 앞에 모든 인간은 자연히 고개를 숙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흙’을 빚어 종교와 예술이 융합한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서동희 교수(건국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이기는 자, 극복하는 자에게 주는 선물’(The Gifts to him who overcomes)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를 통해 그는 신약성경 유일의 예언서이자 멸망과 심판의 메시지가 담긴 요한계시록의 말씀을 구현하고자 했다.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45년간 말씀을 도자예술로 표현해온 그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 것처럼, 요한계시록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일곱 교회가 받을 심판과 상을 조형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 교수는 “언제가 주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이며, 우리 모두는 그때 천국의 보좌에 앉아계신 하나님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주님의 보좌 앞에 더욱 가까이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으로 하나님의 심판석을 상징하는 ‘보좌’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의 하트모양 도기는 영원한 보좌에 앉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상징한다. 석기로 표현한 보좌에서 윗 부분은 주님의 은총을 받은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모습이며, 아래로는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받게 될 영원한 형벌을 묘사했다.

서 교수는 “성경에서는 의인과 악인을 엄격히 구분하셨으며, 추수할 때가 되면 알맹이와 쭉정이를 나누시겠다고 하셨다. 작품의 윗 부분은 영생을 누리는 하나님의 영광에 속한 자들이라면, 아래로는 영벌에 처한 삶을 나타낸다”며, “이 둘을 대비해 우리에게 큰 은총으로 주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기는 자에게 주는 선물’ 작품은 요한계시록의 서머나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서머나교회 성도들이 큰 환란 속에서도 죽도록 충성할 때 하나님은 ‘생명의 관’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계2:27). 그는 작품을 통해 당장 눈앞에 닥친 고난을 두려워하기보다 고난을 견뎌냄으로 마침내 ‘생명이 면류관’을 주실 하나님을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생명의 면류관' 작품.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생명의 면류관' 작품.

그는 요한계시록 말씀을 조명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상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평소에 묵상이 어려웠던 요한계시록 말씀을 작품을 통해 시각화함으로 말씀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는 것.

서 교수는 특별히 도자예술이 가진 장점으로 “도자는 곧 불의 예술이다. 불 속에 들어가면 고온에 따른 화학적 반응 때문에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작품에 선이나 금이 더 나타날 수도 있고 색감도 달라지게 된다”며,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빚으신 것처럼 흙이 불 속에 들어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자신의 거처를 ‘바이블 도자 예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경 말씀이 삶의 지침이 되어주는 것처럼, 자신의 작품이 일상 속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도실과 예배실을 함께 마련해 두었다.

그는 “앞으로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기독 도예 작품 전용 상설전시관을 들여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 말씀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며,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자극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대해 평론가 글랜 브라운 교수(캔사스 주립 대학교)는 “3개의 유닛이 있는 키가 큰 작품들은 정말 잘 배치됐다. 그 작품들은 내게 브랑쿠시의 조각품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더욱 역동적”이라며, “여기에 블랙 베이스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서동희 교수는 197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1977년 미국 캔사스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자공예 디자인 석사, 1991년 미국 미주리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 미국 캔사스대에서 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45년 동안 백자와 색자 250여 작품을 제작해왔다. 그는 미국 뉴욕 마퀴스 후스후 주관 최고예술상(2023), 한국디자이너협의회 주관 작가상(1994), 미국 미주리 콜롬비아 예술자원협의회 주관 콜롬비아 예술상(1991)을 수상했으며,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미국인명연구소(ABI),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마르퀴즈 후즈후 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도 등재된 바 있다.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023 서동희 도예전’이 지난 1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 광진구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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