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신화 속 신들은 ‘인간이 만든 것’, 참 신은 하나님뿐
상태바
[초기 기독교 산책] 신화 속 신들은 ‘인간이 만든 것’, 참 신은 하나님뿐
  • 이상규 교수(백석대·역사신학)
  • 승인 2023.10.10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71)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8)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앞에서 그리스철학에 대한 유스티누스의 입장에 대해 소개했다. 이제 그의 변증서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유스티누스의 제1, 제2변증서는 사도교부들의 작품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교부들의 작품은 목회적 필요에 따라 기록된 서신 형태의 기록, 곧 목회서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유스티누스와 같은 변증가들의 작품은 당시 기독교에 대한 공격과 비판에 대한 응답이었기 때문에 그리스철학을 매개로 한 수준 높은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제1,제2변증서는 이방인의 공격에 대항하고, 로마 관헌의 기독교 박해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한 변증서였다. 안타니우스 피우스 황제(제1변증서)와 원로원 의원들(제2변증서)에게 보낸 변증서였다. 제1변증서는 68장으로 구성된 비교적 긴 책이지만 제2변증서는 25장으로 구성된 짧은 책으로서 앞의 책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유스티누스가 살던 시대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행위가 미신숭배요 비밀결사체라는 오해를 받고 로마의 법으로는 기독교가 불법의 종교로 간주되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유스티누스는 기독교 신앙을 오해할 뿐 아니라 훼방하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그리고 이교도들에 맞서 기독교 신앙을 변호한 것이다. 그래서 필립 샤프는, “그(유스티누스)는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고백자의 용기를, 죽음 앞에서는 순교자의 용기를 발휘했다. 진리를 선양하고 박해받는 형제들을 변호하는데 두려움 없이 헌신한 그의 생애 앞에서 존경을 금할 길이 없다”고 칭송하고 있다.

이 변증서에서 우선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들’이라는 비난에 답하고 있다. 유스티누스는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신이 아니라 악령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이교 사회의 다신교(多神敎)를 거부하고 기독교만이 참된 종교이며, 참 신인 하나님을 가르친다고 변호했다. 유스티누스는 신들이란 인간의 조작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들이 어떻게 인간들보다 우월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신들의 악덕이야말로 이들을 숭배하는 이들의 악덕보다 더 추악하다고 기록했던 고대 작가들의 글을 인용하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악한 영들이 다양한 외관으로 나타나 여자들을 더럽히고 남자 아이들을 타락시켰으며 이성의 빛으로 행동을 판단하지 않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게 되는 그런 전율할 만한 일들을 과시하였다. 사람들은 그것들이 사악한 영들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에 그들을 그것들을 신들이라고 불렀다. … 그런 신의 가르침을 받는 우리는 이런 악마들이 선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행을 행하기로 마음을 정한 순전한 사람들 보다 그 행동이 더욱 사악하고 거룩함이 없는 악마들이라고 단언한다.”

기독교 신자들이 섬기는 신은 눈에 보이는 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신론자들이라고 비난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예배하는 하나님은 참된 신이라고 변증한다. 유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무신론자들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신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무신론자들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가장 진실한 하나님, 공의와 온유와 다른 미덕을 지니신 하나님, 악의 흔적이 없는 하나님에 대해서는 무신론자가 아니다. 우리는 그를 예배하고 경배하며, 그로부터 왔고 이러한 것들을 우리에게 가르치는 그의 아들, 그리고 성령도 예배하고 경배한다.” 또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무신론자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주의 창조자를 기도와 말과 감사로 예배하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 이 예배를 가르쳤고, 이 목적을 위해 태어나신 주님은 티베리우스 황제의 통치기에 유대의 총독이었던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못 박혔다. 우리는 그가 참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백석대·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