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법으로 계시하시는 하나님, 성경 속에선 ‘꿈’으로 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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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법으로 계시하시는 하나님, 성경 속에선 ‘꿈’으로 계시
  •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 승인 2023.09.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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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의 목회현장에 꼭 필요한 조직신학 _ 27) 특별계시로서의 의사전달
박찬호 목사
박찬호 목사

존 스토트(John Stott, 1921~ 2011)는 로이드 존스와 함께 20세기 복음주의의 중요한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신학생들에게 특강을 할 때면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맞추어 보라고 묻곤 하였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청중을 향해 자신은 지금 인도양에서 헤엄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곤 하였고 의례 학생들은 폭소로 반응하였다. 스토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안다. 그렇지만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 수 없다는 주장도 같이 성립한다. 자연을 통한 하나님 인식은 매우 근거가 희박한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은 그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신다. 하지만 믿음 없는 사람들에게는 하늘이 선포하는 하나님의 영광이 들리지 않는다.

특별계시의 수단으로 신현 및 기적과 함께 이야기하는 의사전달(communications)은 하늘이 선포하는 하나님의 영광이나 궁창이 나타내는 하나님의 손으로 하신 일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생각과 뜻을 다양한 방법으로 계시하신다.

꿈은 가장 흔한 하나님의 계시의 방식이었는데 대표적으로 요셉과 다니엘은 꿈 가운데 나타나있는 하나님의 계시를 잘 해독하여 이방 나라에서 높은 지위를 얻게 되었다. 형들의 미움으로 살해의 위협을 넘어 결국 이방 땅에 종으로 팔려온 요셉은 억울하게 보디발의 아내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요셉의 심정이 얼마나 황망하였을까 생각해보면 살짝 자신의 어려운 속내를 술 맡은 관원장에게 내비치는 요셉의 모습(창 40:15)에 동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술 맡은 관원장은 요셉의 꿈 해몽대로 복권되었지만 속절없이 요셉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린다. 2년이 지나 바로가 꿈을 꾸게 되었을 때 술 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기억해내고 요셉은 바로 왕 앞에 불려나가 그 꿈을 해몽하게 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창 41:16). 바로가 꾼 두 가지 꿈의 내용은 동일했다. 7년 풍년에 이어 7년 흉년이 있을 것이다. 바로가 꾼 꿈을 요셉이 해몽하여 알게 된 것이다.

다니엘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바벨론의 정복지 가운데 하나인 유다에서 인재로 선발되어 이방 땅에 와있는 처지에서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해석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바벨론 제국의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된다. 느부갓네살은 아예 자신이 꾼 꿈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다니엘은 세 친구에게 하나님께 이 은밀한 일을 보여 달라고 기도할 것을 요청하고 하나님은 밤에 환상으로 다니엘에게 그것을 알려주신다(단 2:18~19). 실로 느부갓네살이 꾸었던 꿈의 내용은 세계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며 하나님이 다스리심이 어떻게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는 보여주는 장엄한 것이었다. 다니엘은 꿈의 내용을 소개(단 2:31~35)한 후 그 꿈에 대한 해석(단 2:36~45)까지 제시하고 있다. 느부갓네살이 본 것은 순금 머리, 은 가슴과 두 팔, 놋 배와 넓적다리, 쇠로 된 종아리, 얼마는 쇠, 얼마는 진흙으로 되어 있는 발을 가진 큰 신상이었다. 그런데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않은 돌이 나와서 신상을 부수어 버리고 우상을 친 돌은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였다. 세상 나라와 하늘의 하나님이 세우시는 나라를 대비해서 보여주신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꿈이 허황되고 거짓 선지자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내 이름으로 거짓을 예언하는 선지자들의 말에 내가 꿈을 꾸었다 꿈을 꾸었다고 말하는 것을 내가 들었노라”(렘 23:25).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꿈을 사용하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동방박사들은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아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갔다”(마 2:12).

꿈과 함께 이상(異常, vision), 제비뽑기, 우림과 둠밈 등이 하나님의 생각을 우리 인간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우림과 둠밈은 대제사장의 흉패 안에 넣는 것인데 하나님의 뜻을 판별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던 듯하다. 사울의 말년에 당한 낭패에 대해 성경은 사울이 여호와께 물었지만 “여호와께서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하지 아니하셨다”(삼상 28:6)라고 말씀하고 있다. 특별계시의 수단으로서의 의사전달 가운데 최고의 의사전달은 말씀이신 예수님의 성육신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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