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선한 사마라아인 운동으로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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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선한 사마라아인 운동으로 기억되길”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9.1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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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 영화 [프리 철수 리] 간담회

지난 7일 SBS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1979년 ‘이철수 구명운동’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다.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진 총격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그는 동양인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엉터리 증언을 토대로 억울하게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우측)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전 총무 이문우 장로.
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우측)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전 총무 이문우 장로.

미국 내에서도 악명 높은 트레이시교도소에 수감된 이철수는 칼부림 사건에 휘말리면서 방어하는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처음 억울하게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않았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2건의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받은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 사건은 당시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다.

이철수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 한인사회와 한인교회 중심으로 퍼졌으며, ‘프리철수리(FREE CHOLSOO LEE)’라는 이름의 구명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캘리포니아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운동은 미 전역의 한인교회가 함께 하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또한 아시안계 미국인과 흑인들, 일부 백인들이 연대한 소수 인권역사에 남을만한 대표적인 사건이 됐다.

50년 전, 이철수 사건이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감독:하줄리·이성민, 배급:커넥트픽처스)로 제작돼 오는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3일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커넥트픽쳐스 남기웅 대표는 “50년 전 선한 사마리아인의 심정으로 ‘이철수 구명운동’에 나섰던 한인교회의 헌신과 노력을 오늘날 다시 되새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먼 타국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청년, ‘이철수’를 살려내기 위해 눈물과 기도를 모은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역사를 오늘날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 국내에서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를 중심으로 이철수 구명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다.

남 대표는 “‘이철수 구명운동’을 위해 당시 20만 불이라는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모금액 90% 이상이 미국 한인교회와 한국교회 성도들의 헌금이었다”면서 이제는 잊혀져버린 50년 전 이철수 사건을 다시 한국교회의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으로 이어가야 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로 활동했던 이문우 장로는 “미국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철수 사건을 접한 뒤, 교회의 여성들은 그를 위해 모일 때마다 기도했다”면서 후원금을 모금하고 미국 재판부에 다수의 호소문과 진정서를 보낸 일을 언급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소수자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이철수’가 존재한다. 영화 <프리 철수 리>는 과거의 이철수를 조명함으로 오늘날 고통받는 수많은 이철수를 위해 손을 내미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파란만장했던 이철수의 삶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10년 간의 재판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프리 철수 리>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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