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이방신 경배 거부하고 기독교 변증한 순교자 유스티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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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산책] 이방신 경배 거부하고 기독교 변증한 순교자 유스티누스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09.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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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87호 /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69)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6)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유스티누스(Justinus, c. 110~166): 초기 기독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신앙의 변호자는 유수티누스였다. 그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유스티노스(Ιουστίνος)이지만 라틴어로는 유스티누스라고 할 수 있고 영어로는 저스틴(Justin)이라고 호칭하고 있다. 그가 순교자라는 점에서 보통  ‘순교자 유스티노스’(Ιουστίνος ο Μάρτυρας)로 불리기도 한다. 유스티누스는 에베소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기독교로 개종하였고, 130년 경 에베소에서 세례를 받았다. 후일 그는 그리스도인들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죽음 앞에서도 견고한 신앙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고백했다.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였던 그는 기독교를 가장 ‘고상한 철학’으로 보았고, 기독교야말로 ‘진정한 철학’(vera philosophia, true philosophy)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독교 진리는 기존의 철학 체계를 통해서도 조화롭게 설명될 수 있다고 믿었다. 다시 말하면 그에게 있어서 철학한다는 것과 신앙한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 아니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semina Verbi)을 소유하고 있으며 하나님이 주신 이 말씀의 씨앗은 모든 사람 안에 내재한다고 믿었다.

유스티누스는 기독교를 변증하는데 자신의 학식을 이용하였고, 유리피데스, 크세노폰, 플라톤 등의 그리스 문필가들의 작품을 이용하였다. 유세비우스는 유스티누스에 대해 말하면서 “이 시대에 활약한 사람들 중에 가장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하였고, 또 자신의 저술을 통해 신앙을 위해 싸웠다”고 하였다. 유스티누스는 163년 혹은 165년 마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황제 치하에서 견유학파 철학자인 크레센스(Crescens)의 교시에 의해 여섯 명의 동료, 곧 5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와 같이 로마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그에게 이방신에게 경배하면 석방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는 타협의 길을 거부하고 순교자의 길을 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순교자 유스티누스’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그의 순교에 대해서는 <거룩한 순교자들의 순교기>라는 문헌이 남아 있다. 이 책에 보면 유스티누스는 순교 직전에 이런 고백을 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받음으로 복 있는 자가 되는 것이니, 이는 우리의 주님이시오 구속자 되시는 그분이 온 세상을 심판하실 때 그 분의 무서운 심판대 앞에서 우리가 구원의 확신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는 다작의 변증가였으나 3종류의 변증서가 남아 있다. 첫째는, <제1변증서>(Apologia Prima)이다. 155년대 전반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책을 ‘대변증서’라고 부른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변증적 목적 외에도 2세기 당시 성례전의 시행(sacramental practice)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문서로 간주되고 있다. 둘째는, <제2변증서>(Apologia Secunda)인데, 150년 중엽에 기록된 것으로서 ‘소변증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제2변증서는 제1변증서에 대한 보론 혹은 보완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작품은 <유대인 트리포와의 대화>(Dialogus cum Tryphone Iudaeo)이다. 160년 경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저스틴의 작품 중 가장 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으로서 기독교인이 아닌 트리포와의 담론 형식으로 쓴 이 글에서 유스티누스는 유대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고 있다. 유스티누스는 실제로 135년경 에베소에서 트리포와 대화했던 내용을 토대로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에서 저스틴은 기독교 신앙은 공허한 신화가 아니라며 기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이 책에서 자신이 어떻게 개종하게 되었는가를 언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단에 대하여>, <말시온에 대하여> 등의 작품을 썼지만 다 소실되었다.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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