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 산책] 변증가 아리스티데스 “하나님은 영원하고 완전하신 분”
상태바
[초기 기독교 산책] 변증가 아리스티데스 “하나님은 영원하고 완전하신 분”
  • 이상규 교수(백석대·역사신학)
  • 승인 2023.09.07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68) - 기독교 신앙을 변증한 사람들(5)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앞에서 아리스티데스에 대해 소개했는데, 그의 변증서에 대해 좀 더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변증서는 오랫동안 소실되었고, 4세기의 교회사가인 가이샤라의 에우세비우스의 기록을 통해 그런 문서가 있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1878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아르메니아 출신의 학들에 의해 단편적이지만 아르메니아역본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1889년에는 영국의 케임브리지의 렌델 해리스에 의해 시리아역본이 발견되었고, 1892년에는 역시 케임브리지의 로빈슨에 의해 그리스어 역본을 발굴하게 되었다는 점을 앞에서 지적했다. 해리스는 7세기의 <발람과 요아삽의 생애>라는 책에 나오는 이교 철학자 나골(Nachor)의 글에서 아리스티데스의 변증서를 그대로 인용한 점을 밝혀냄으로서 영원히 묻혀버릴 아리스티데스의 변증서를 복원하게 된 것이다. 비록 해리스는 그리스어 원문을 회복했지만 그것이 인용자에 의해 각색되었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시리아 역본을 가장 신빙성 있는 본문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티테스의 변증서는 교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변증문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리아 역본 변증서 서두에서 자신의 이름과 자신이 아테네 출신임을 밝히고, 또 안토니우스 피우스에게 쓰는 글임을 밝히고 있다. 이 변증서 1장에서는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점을 말하고, 하나님은 영원하고 불가해적이며 완전하신 분임을 말하고 있다. 즉 하나님은 최초의 원동자(mover)이시며 인간과 만물을 창조하셨고, 하나님은 시작도 끝도 없으시고, 비교도 할 수 없으시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정리한 다음 제2장에서는 인류를 4종류, 곧 야만인(Barbarians), 헬라인(Greeks), 유대인(Jews), 그리스도인(Christians)으로 구분하고 있다.

야만인이란 그리스인들이 그리스인들 외의 다른 인종이나 민족을 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인데, 아리스티테스는 이 야만인이라는 말을 그리스인, 유대인, 기독교인들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인종이나 민족을 총칭하는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리스티데스는 야만인만이 아니라 그리스인과 유대인들도 이성에 역행하는 종교를 추종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인들은 신들을 인간과 비슷하게 혹은 인간보다 못하게 만들에서 간음을 행하고 모든 종류의 악을 범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신들이 어떻게 인간들을 보호할 힘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아리스티데스는 야만인이나 그리스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신교로 보았다. 반면에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유일하신 분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야만인들이나 그리스인들보다는 다소간 나은 점이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을 버려두고 천사나 자신들이 만든 율법을 숭배함으로 우상숭배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리스도인들은 참 진리를 발견한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섭리하에 있는 사람들로서 구성원 상호 간에 유대를 강화시켜 주는 사랑과 우월한 생활 태도로 명성을 얻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하나님을 믿는 바른 신앙이 그리스도인들의 높은 수준의 윤리적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그러한 윤리적인 생활의 증거는 무엇인가? 아리스티데스는 그 한 가지 증거가 ‘형제들과의 연합’이라고 말한다. 당시의 노예제 사회에서도 노예를 동일한 형제로 받아들이고, 육신으로는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으로는 믿음 안에서 형제라고 강조한다. 아리스티데스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에 합당한 높은 윤리적인 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새 백성’(λαὸς καινός, a new people)이라고 불렀다. 아리스티데스는 이런 방식으로 기독교를 설명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고 있다.

백석대·역사신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