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대적의 몰락을 통해 자신의 죄를 돌아보길 바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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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대적의 몰락을 통해 자신의 죄를 돌아보길 바라시는 하나님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3.08.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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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85호 /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98) - “내가 모압에 벌을 내리리니 내가 주 여호와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 (겔 25:11)

에스겔 25~32장은 암몬, 모압, 에돔, 블레셋, 두로, 시돈, 애굽의 7개국을 향한 심판 선언의 마라톤입니다. 이들은 일곱이라는 숫자의 상징성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역사에 얽혀 있지만, 막상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와 남왕국 유다를 포로로 삼은 바벨론은 그 명단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판결문은 언약 백성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한 그들의 조롱과 적대행위가 그들의 죄목이라는 것을 분명히 기재하고 있습니다. ‘01번 피고’ 암몬은 이스라엘과 혈통상 가까우면서도 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고, 강대국 침략의 위기에서는 스스로 하수인이 되어 이스라엘을 핍박했습니다. 그 비열함이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했습니다. “내 성소가 더럽힘을 받을 때에 네가 그것에 관하여, 이스라엘 땅이 황폐할 때에 네가 그것에 관하여, 유다 족속이 사로잡힐 때에 네가 그들에 대하여 이르기를 아하 좋다 하였도다… 네가 이스라엘 땅에 대하여 손뼉을 치며 발을 구르며 마음을 다하여 멸시하며 즐거워하였나니(3, 6절)” 이 죄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상벌 규정에 관한 설명이 아닌, 사랑하는 이를 해친 자에게 뿜는 적대감입니다. “그런즉 내가 손을 네 위에 펴서 너를 다른 민족에게 넘겨주어 노략을 당하게 하며 너를 만민 중에서 끊어 버리며 너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서 패망하게 하여 멸하리니 내가 주 여호와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7절)” 이스라엘을 괴롭힌 댓가로 여호와 하나님의 보복을 당한 것입니다.

모압인들은 어떻습니까? “모압과 세일이 이르기를 유다 족속은 모든 이방과 다름이 없다 하도다(8절)” 이스라엘은 여느 나라와 같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구별하신 나라,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출 19:5)” 이 구절에서 ‘내 소유’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세굴라’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를 나타내는 단어인데, 하나님의 ‘성민’(신 7:6; 14:2) 또는 ‘보배로운 백성’(신 26:18)’으로도 번역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존귀한 이스라엘을 멸시한 결과는 엄중합니다. “내가 내 손을 에돔 위에 펴서 사람과 짐승을 그 가운데에서 끊어 데만에서부터 황폐하게 하리니 드단까지 칼에 엎드러지리라(13절)”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지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이신 사건입니다.

정하신 때가 되어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이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으로 오셨습니다(마 1:1; 갈 4:4). 이제는 혈통의 이스라엘이 아닌 그리스도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가 곧 하나님 백성입니다. 구약성경의 헬라어 역본인 칠십인경은 ‘세굴라’를 ‘페리우시우스’라는 헬라어 단어로 옮겼는데, 신약성경 디도서 2:14에서 이 단어가 빛나 보입니다.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구속(救贖)하시고 우리를 깨끗케 하사 선한 일에 열심하는 친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디도서 2:14, 한글개역)”
친백성! 세상의 대제국들에게 시달리면서도 그들 모두보다 오래 살아남은 하나님 백성이요, 세상 힘과는 다른 신비로운 능력으로 제국들을 무릎 꿇린 거룩한 교회, 바로 우리 성도들의 이름입니다. 

에스겔서 ‘열국의 심판’에는 통쾌함이나 비웃음의 정서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적의 몰락을 기뻐하기보다는 그를 통해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경건해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바라시는 태도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힘을 추구하는 대신 그리스도의 선한 일에 열심을 내는 친백성으로 살아가야합니다. 그때 세상은 그리스도가 주 하나님이신 줄 알게 될 것입니다.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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