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중간사] 셀류키드 왕조의 유대인 핍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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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중간사] 셀류키드 왕조의 유대인 핍박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8.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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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23)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주전 198년경에 셀류키드 왕조의 안티오쿠스 3세(Antiocus III)가 톨레미 왕조의 영토를 침공했습니다. 톨레미 왕조는 이들을 퇴각시켜 버렸지만 아쉽게도 옛 국경을 모두 회복시키지는 못하고 이집트 본토만을 되찾았습니다. 그 결과 유대인들이 살던 팔레스타인 지역만이 갑자기 주인이 셀류키드 왕조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셀류키드 왕조는 유대인들을 몹시 핍박했습니다. 특히 안티오쿠스 4세(주전 175~164) 때 엄청난 박해가 발생했습니다. 박해의 원인은 셀류키드 왕조가 헬라 종교를 유대인들에게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셀류키드 왕조는 나라를 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정신적인 통일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헬라 종교를 자신들의 종교로 삼고 그것을 통해 국가의 정체성을 강화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피정복민인 유대인들에게도 강요한 것입니다. 안티오쿠스가 유대인들을 괴롭힌 모습은 그가 보낸 칙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44 ‌임금은 사신들을 보내어 예루살렘과 유다의 성읍들에 이러한 칙서를 내렸다. 유다인들이 자기 고장에 낯선 관습을 따르게 할 것.
45 ‌성소에서 번제물과 희생 제물과 제주를 바치지 못하게 하고, 안식일과 축제를 더럽힐 것.
46 성소와 성직자들을 모독할 것.
47 ‌이교 제단과 신전과 우상을 만들고, 돼지와 부정한 짐승을 희생 제물로 바칠 것.
48 ‌그들의 아들들을 할례 받지 못하게 하고, 온갖 부정한 것과 속된 것으로 그들 자신을 혐오스럽게 만들도록 할 것.
49 그리하여 율법을 잊고 모든 규정을 바꾸게 할 것.
50 ‌임금의 말대로 하지 않는 자는 사형에 처할 것.”
(마카베오상 1:44~50. ‘가톨릭성경’에서 인용)

그들이 반항적인 유대인들을 가려내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유대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셀류키드 왕조의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썰어 놓은 그릇을 들고 거리에 나타나 사람들을 줄을 세운 후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게 만듭니다. 먹으면 통과시키고 안 먹으면 그 자리에서 죽이는 겁니다. 마카비2서 7장에는 유대인 어머니와 일곱 명의 아들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면서 순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유대인 아기들에 대한 할례도 금지했는데 자신의 아기에게 할례를 행한 어머니들은 왕명에 따라 사형에 처해졌고, 그 젖먹이들은 어머니의 목에 매달아 죽였습니다(마카비1서 1:60, 61).

이런 박해의 주역이었던 안티오쿠스 4세는 주전 175년경부터 유대를 지배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신의 현현’이라는 뜻의 ‘에피파네스’(Epiphanes)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이름에서 자음 한 개를 바꾸어서 그를 ‘에피마네스’(Epimanes)라고 불렀습니다. ‘에피마네스’는 ‘미친놈’이라는 뜻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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