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론, 주님의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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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론, 주님의 행복론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3.08.15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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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52)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2021년 말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17개 경제 선진국 국민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무엇이 우리 삶을 의미있게 해주는가?(What makes life meaningful?”) 이런 질문과 함께 6개의 예를 들어주었다. 가족, 건강, 물질적 풍요, 사회, 직업, 친구가 그것이다.

조사 결과 17개 국 중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미국, 일본 등 14개 국이 ‘가족’을 1위로 꼽았다. 스페인은 ‘건강’, 대만은 ‘사회’를 1위로 꼽았다. 이탈리아는 ‘가족’, ‘직업’을 공동 1위로 꼽았다. 그럼 우리나라는? ‘물질적 풍요’를 1위로 꼽았다. 그 다음 2위에는 8개 국이 ‘직업’을, 5개 국이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건강’을 꼽았다. 17개 국별로 3위 안에 든 가치들을 보면 ‘가족’이 16개로 가장 많고, ‘직업’이 12개, ‘물질적 풍요’가 8개, ‘친구’가 5개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스페인만은 ‘가족’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개인이 처한 상황, 살아온 배경, 추구하는 목표, 삶의 스타일에 따라 삶을 의미있게 해주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1위에 ‘물질적 풍요’, 2위에 ‘건강’, 3위에 ‘가족’을 꼽은 것은 매우 특별해 보인다. 만약 우리나라 기독교인들만 조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리의 삶을 의미있게 해주는 것을 찾는 건, 그걸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함이다. 2023년 3월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는 ‘세계 행복 2023’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인의 행복 수준은 1위 중국(91%), 2위 사우디 아라비아(86%), 3위 네덜란드(84%), 4위 인도(84%)로 나타났다. 미국은 14위, 일본은 29위(60%). 우리나라는 57%로 조사 대상 32개 국 중 31위. 부자 나라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2위인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못한 중국이 1위, 인도가 4위인 것은 의외로 느껴진다. 만약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행복의 기준이나 조건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만족하고 어떤 이는 불만족해 한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가족, 건강, 물질적 풍요, 사회, 직업, 친구 등이 주어진다고 반드시 행복해질까? 

걱정이 앞서게 하는 예수님의 행복론
예수님 당시에도 행복 추구자들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몰려들어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행복론은 마태복음 5장의 8복 말씀 외에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구체적인 행복의 조건은 이렇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자비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비롭게 대하실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복이 있다.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 너희보다 먼저 온 예언자들도 이와 같이 박해를 받았다” (마 5:3~12) 

무척 구체적인 행복론이지만, 나는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혹시 내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면 어쩌지?”, “슬퍼하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온유한 사람이 되면 어쩌지?”,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되면 어쩌지?”, “자비한 사람이 되면 어쩌지?”,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면 어쩌지?”,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그 다음부터는 두려워진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주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어쩌지?”

신앙생활의 목적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삶으로써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는 물질적 풍요, 건강, 가족, 직업, 친구, 사회 같은 걸 추구하는데 주님이 생각하시는 조건은 이와 다르니 이를 어찌할꼬? 더구나 우리는 이 땅에서 받을 상을 구하는데, 주님은 하늘에서 받을 상을 말씀하시니 이를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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