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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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잘해?”
  • 이찬용 목사 (부천성만교회)
  • 승인 2023.07.26 0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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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58)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군대 있을 때 쫄병들을 제일 많이 괴롭히는 권00이라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신기하게도, 어떤 일이든 자기가 잘못한 일인데 10분만 대화하면 내가 죽일 놈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이게 아닌데’ 하는 마음도 들고, 억울하기도 하지만 하도 말을 잘해 뭐라 반박할 내용도 떠오르지 않고, 더군다나 쫄병이니 참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그에 대한 불신 그리고 ‘말만 잘해~!’ 하는 경멸감이 함께 들곤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차츰 쌓이며 그런 마음은 저만 드는 게 아니라 제 동기들도 같이 갖고 있었구요. 어느새 그 고참은 ‘말만 잘하는 말쟁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C채널이라고 기독교 TV에서 ‘한인디아스포라’라는 프로그램을 제가 하나 진행하는데요. 세계에 흩어진 크리스천들의 간증 프로그램입니다.

해외에 나가기 전에 작가가 인터뷰할 분들과 미리 대화하며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보통 PD 두 명이 촬영합니다. 카메라 4대 이상, 고프로, 드론 등 여러 가지 장비를 가지고 4~5명이 함께 나가게 되구요.

그동안 꽤 많은 나라에서 여러 크리스천 사업가, 회계사, NGO 단체장, 선교사님, 교수 등등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제가 진행한 프로그램 중 어떤 나라에서 공부도 많이 하고, 인터뷰 내내 울먹이면서 은혜로운 간증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요. 오전 일찍부터 시작된 촬영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끝났고,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예약도 그분이 했고, 자주 그 식당을 찾는다는 그분은 식사가 끝나니 계산을 우리 보고 하라 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머나먼 그 나라까지 당신을 촬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찾아간  사람들을 위해 밥 한끼 대접하려는 마음이 없었던 겁니다. 식사 후 계산할 시간이 되자, 뒤로 슬쩍 빠져버리는 그분을 보며 ‘이게 뭐지?’ 하는 황당한 마음이 들었구요.

그렇게 은혜롭던 간증도 별로 은혜롭게 느껴지지 않고 “말만 잘해~?” 라는 마음도 들구요.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라는 성경 구절도 떠오르구요. 

인색함과 복잡함은 같은 단어이구요. 단순함과 풍성함도 헬라어 어원이 같답니다. 그러니까 복잡한 사람은 절대 풍성할 수 없구요. 단순하지 않은 사람도 절대 풍성하게 섬길 수 없다는 말이죠.

단순한 사람과 복잡한 사람을 어떻게 분별 하냐구요? 30분만 대화해 보세요~ 대화 후 머리가 상큼하고 마음도 편안하고 좋아지면 그 사람은 단순한 사람입니다. 부디 “말만 잘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결단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세상에서 특별히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 행하되 육체의 지혜로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행함은 우리 양심이 증언하는 바니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라”(고후 1:12)고 말합니다.

육체의 지혜, 하나님의 은혜 이 단어가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도는 지금 입니다.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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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3-07-26 10:37:59
늘 귀한글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