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더 이상의 ‘이철수’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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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더 이상의 ‘이철수’는 없어야 한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7.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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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봉영화 [프리 철수 리], 영화콘서트로 작품 첫 공개

“나는 천사가 아니다, 그러나 악마도 아니다”
美 텔레비전 비평가협회상 노미네이트 작품성 인정받아
이철수 구명운동 참여자들 초대…“공정한 사회 되기를”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공정한 법의 잣대 없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인물이 있다. 1973년 한인 이민자 ‘이철수’가 그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진 총격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그는 동양인의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엉터리 증언을 토대로 억울하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50년 전, 이철수 사건을 다룬 영화가 제작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 감독:하줄리·이성민, 배급:커넥트픽처스>가 9월 개봉을 앞두고 14일 서울시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영화 콘서트를 진행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공간을 지원받아 마련된 이번 콘서트에는 이철수 구명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이들과 영화 속 이슈 당사자들이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영화는 총격사건이 일어난 1970년대를 배경으로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된 ‘이철수’라는 인물과 그를 구명하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2건의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받은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 사건은 당시 미국 내 아시안아메리칸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인사회에 분연히 일어난 이철수 구명운동(FREE CHOLSOO LEE)는 단순히 한 인간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아닌, 타국에서 차별받는 동양인을 위한 지켜내기 위한 표징, 그 자체였다.

구명운동이 한인 이민사회와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이어지지만, 교도소 안 이철수는 갱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다가 진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10년의 재판에 대한 이야기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철수에 대한 삶의 반전이 영화로 드러난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한인 최초의 미국 주류 신문사 기자였던 이경원 기자의 심층보도를 통해 낱낱히 드러난다. 살인사건의 진실을 묻는 기자에게 이철수는 말한다. “나는 천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악마도 아닙니다”라고.

<프리 철수 리>를 제작한 하줄리, 이성민 두 감독은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당시 사건을 기록한 뉴스와 TV 방송, ‘이철수’ 구명운동 참여 인물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아카이빙 해 감각적인 영상을 풀어냈다.

특히 선댄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았으며, 2023 미국 텔레비전 비평가협회상(Television Critics Association Awards) 최우수뉴스정보상(Outstanding Achievement In News And Information) 부문 후보로 깜짝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1970년대 이철수 구명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이들이 참석해 당시의 뜨거운 캠페인 열기와 이철수와의 만남을 추억했다. 

1978년 이철수의 억울한 사연을 처음 접하고 한국에서 구명운동을 시작한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이문우 전 총무는 “이철수는 내게 아들 같은 사람이었다”며 후원금을 모금하고 미국 재판부에 다수의 호소문과 진정서를 보냈다고 기억했다.

이철수 사건을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던 <법창야화>에서 100회 드라마로 제작, 방송했던 고무송 MBC 전 PD는 “아름다웠던 추억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셨다”며 제작진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그는 “이철수는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다. 영화가 잘 알려져서 더 이상 이철수 같은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이 없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여명학교 탈북 청소년을 비롯해 청소년행복재단 위기청소년, 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 경기도다르크센터 입소자들, 미혼모협회 인트리 미혼모들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독교 아티스트 모임인 프레이즈 개더링 소속 심삼종 색소포니스트가 연주를 통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여명학교 조명숙 학교장은 “이철수 곁에 좋은 어른들이 있었더라면 더 많이 안아주고 위로해줬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 안에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또 다른 철수들 있다. 더 이상의 철수가 없도록 사랑과 지지 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속 이철수처럼 마약에 중독된 이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마약(약물)중독치유재활센터 경기도다르크 임상현 센터장은 “이철수가 나 같았다. 마약 중독을 경험한 당사자들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주는 길잡이가 되는 영화였다”고 깊은 공감을 표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기독교 아티스트 모임인 프레이즈 개더링 소속 심삼종 색소포니스트와 장근희 CCM 가수도 참석해 ‘Oh Freedom’, ‘You Raise Me Up’ 등을 연주하여 영화의 여운을 더했다.

한편 뜨거운 감동과 특별한 소감을 전한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는 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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