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나그네를 위해 준비하신 하나님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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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나그네를 위해 준비하신 하나님의 계획
  •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 승인 2023.07.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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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지난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가 ‘위기의 시대와 인류 모두의 권리 보장’이라는 주제로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농아인과 통역사 등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도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기도하며 준비하였습니다.

우리의 숙제는 그 홍보부스에서 어떻게 우리 한국밀알선교단의 농아인 관련 사역을 알리고 직간접적으로 전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출판부에서 나온 책들을 전시홍보하고 지금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수어영상콘텐츠 등을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하여 준비해야겠다는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3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운영집행부에서 이번 부스신청은 재검토 결과 부결이 되었으니 참가비를 환불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지만 우리는 공식적인 참여가 어려우면 비공식적인 참여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농아인들과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고 전략을 바꾸어 노방전도를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세계농아인대회가 시작되기 하루 전 8명의 사역자가 아무도 불러주진 않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그곳으로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솔직히 어디서 누구를 만나야 하는 것인지, 혹여나 진행 측에게 부담 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며 최대한 외부에서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지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짧은 영어수어와 함께 전도지와 선물을 전했습니다.

개막식이 열린 둘째 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래쪽 주차장과 정문 외부에서 사람들을 마주하며 온갖 몸짓과 알고 있는 영어수어 표현들을 섞어가며 최대한 참석한 한 사람 한 사람을 환대하며 준비해 온 것들 나눴습니다.

8시 30분 정도가 되자 세계농아인연맹을 비롯한 국내외 관계자들이 개막행사를 마무리 하고 숙소로 돌아간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타국에서 온 많은 농아인들이 숙소를 가기 위해 정문 앞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전도지와 선물을 나눠주던 우리들에게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숙소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물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젊고 여러 명이 단체로 온 사람들은 미리 준비한 차편을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어플로 택시를 잡아 이동했지만 개인적으로 참석한 사람들 특히 연령대가 좀 높은 농아인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숙소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을 몰라 당황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오히려 이 상황과 시간이 하나님께서 이 분들을 섬길 수 있는 기회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시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시간 여 동안 정문 앞에서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숙소 주소를 확인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숙소 앞까지 차량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무더위에 지친 이들을 위해 하나님은 이 귀한 섬김의 시간을 허락하셔서 그들과 더 깊은 만남을 그리고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나그네를 섬기는 일을 통해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나타내는 도구로 그렇게 동역하게 하심이 너무나 큰 은혜였습니다.

2박 3일간 다양한 국적의 300여명의 농아인들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제 그들 안에 뿌려진 작은 복음의 씨앗을 발아하게 하시고 자라게 하시며 열매 맺게 하시길 간절히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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