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잃은 슬픔 어떻게 위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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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잃은 슬픔 어떻게 위로할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7.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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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복지재단, ‘제6회 애도공개세미나’ 개최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을 잃고 힘들어하는 애견인을 위해 어떤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각당복지재단(이사장:라제건) 주최로 ‘제6회 애도공개세미나’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수동교회 비전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인정받지 못한 슬픔, 반려가족 상실 증후군’을 주제로 각당애도심리상담센터 조미라 소장(명지대 객원교수)이 발표했다. 조 소장은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2000년 270만명에서 지금은 1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상황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에 어떻게 답해줄 수 있을지 방법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각당복지재단 ‘제6회 애도공개세미나’가 지난 13일 오후 내수동교회 비전홀에서 개최됐다.
각당복지재단 ‘제6회 애도공개세미나’가 지난 13일 오후 내수동교회 비전홀에서 개최됐다.

현대인들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을 넘어 가족 구성원과 버금갈 만큼 감정적 애착의 대상으로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시대,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지지를 주는 대상으로 인간의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견인들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한 장난(PET)이나 유희대상(애완)이 아닌, ‘여생을 함께 보내는 가족’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하루아침에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조 소장은 “반려동물의 죽음 앞에 애견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과 같은 ‘반려가족 상실증후권’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반려가족 상실증후군’이란 가족처럼 사랑했던 반려동물의 죽음 및 상실 이후 경험하게 되는 극도의 상실감과 비애, 우울감, 죄책감 등의 여러 증상이 2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아픔에 주변인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말을 던지거나 슬픔의 감정을 무시하는 경우 발생한다. 조 소장은 “반려견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기 쉽다. 사망시 애도기간도 없이 즉각적으로 동물의 사체를 사후처리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고 분석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에게 피해야 할 말로는 “고작 개한마리 죽었다고 지금 그러는거야”, “열 네살이나 살았으니 살만큼 살았네”, “고작 개 한마리 죽은 걸로 유난 떨지마”라는 식의 대화를 꼽았다.

조 소장은 “‘반려가족 상실증후군’을 겪고 있는 애견인 주변인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애견인의 슬픔이 충분히 공감가지 않더라도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인정하고 위로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애도 세미나의 두 번째 발표자로는 새중앙상담센터 상담사 강명수 박사가 ‘자살유가족을 위한 애도상담의 실제’를 발표하면서 자살유가족의 슬픔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모색했다.

그는 “한 사람이 자살하면, 그 자살자와 가깝게 지냈던 주변인 중 적어도 6~10명의 자살생존자 또는 자살유가족이 발생한다”며, “이들 모두는 심각한 심리적 상실의 충격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2021년 한 해 동안 자살자는 1만3천352명으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자살유가족은 무료 8만112명에서 13만3천520명에 이른다는 것.

강 박사는 “심지어 자살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자살 위험은 2.58배 더 증가한다. 우울증에 시달릴 확률은 7배 더 높아진다. 특히 자살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난 지점은 자살유가족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자살행동이 스트레스 원으로 작용하거나 자살한 가족이 자살 행동의 역할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유가족의 상담자 역할로 “애도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잘 기억하는 일임을 주지시켜야 한다”면서 “애도경험과 이야기를 안전한 환경에서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수용적 관계 안에서 사회적 지지를 주고 삶의 통제감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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