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제직이 주님의 친밀한 제자 될 때 교회도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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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제직이 주님의 친밀한 제자 될 때 교회도 활짝 웃는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7.11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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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21) 다시(RE) 세우는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 재건(Rebuild)의 길 ‘제직훈련’

평신도 제직의 정체성 및 직분별 역할에 대한 ‘교육’ 필요해
노회 단위 혹은 지교회 연합 세미나로 고충 나눔도 이뤄져야
장기간에 걸친 재훈련…제직의 ‘제자화’로 영적 리더십 발휘

#. A 목사가 이렇게 푸념한다. “저와 관계가 안 좋은 장로님이 계십니다. 제가 어떤 일을 추진할 때마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서 참 힘듭니다. 매사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외치는 장로님의 혈기 어린 모습에 저도 많이 지칩니다.”

안타깝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종종 펼쳐지는 풍경에 사상누각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쉽게 무너진다는 뜻처럼 교회의 기둥 같은 존재인 제직들이 바로 서지 못하면 신앙 공동체가 와해되는 건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제직이 됐다고 영적 리더십이 하루아침에 생기지는 않는다. 성경의 수많은 지도자들도 수십년 아니 평생에 걸쳐 주의 인도를 받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받은 제직들 역시 오랜 시간 교육훈련으로 무장되지 않으면 명목상 제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교회는 제직을 세우는 일에 치우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교육이나 훈련에는 비교적 소홀한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제직훈련이 건강한 교회 재건의 지름길임을 명심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요청된다.

제직 바로 알기
교회의 집사 권사 장로의 사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성도는 얼마나 될까? 아마 대다수는 잘 모른다고 답할 것이다. 더 문제는 직분을 맡은 본인들마저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다. 실제로 A 장로는 직분을 받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장로의 일을 잘 모른다고 토로했다.

그는 장로가 된 이후 당회에 참석해서 교회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한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오히려 요새 장로는 모임에 안 나오면 욕이나 얻어먹는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교회 내 제직들을 위한 교육이 부족한 까닭에 이런 현상이 빚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직분간 역할 분담과 인식이 분명하지 않으면 갈등이 유발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개교회 차원에서 직분별 정체성과 임무, 반대로 한계점을 확인할 수 있는 매뉴얼의 일종인 사역 내용 설명서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 자신이 맡은 직분에 대한 정확하고 깊은 이해가 사역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담임 목회자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는 작업은 무척 중요하다. 제직들이 담임목회자의 권위를 인정하면서도 든든한 목회 협력자로 거듭나는 토대가 되는 까닭이다.

제직목회에 힘쓰고 있는 영안교회 양병희 담임목사는 교회의 다양한 사역들이 목회자와 교인들의 동역화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제직들은 목회의 동역자이지 월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담임 목회자의 철학과 비전은 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교회관에 집착하는 사람은 제직이 되어도 교회 방침들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기 쉽다고 말했다.

평신도 직분자들을 위한 교육이 이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직훈련은 헌법이해 회의진행법 은사활용 갈등중재 심방 등 효과적인 사역을 위한 지침과 더불어 여러 상황에서의 지혜로운 대처법 등 실질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제직들이 교회를 섬기면서 겪는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장을 조성해줄 것도 요구된다. 직분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이들은 자신을 향한 교인들의 호칭과 태도의 변화에서도 큰 부담을 느낀다. 목회자와 접촉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도 더러 있다.

따라서 이들이 현실에서 겪는 여러 고민들을 살피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를 넘어 노회 단위의 정기교육이나 지교회들의 연합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 한 방편이다. 가령 노회 교육부 주관으로 워크숍을 열고 3~4개 교회들이 한 팀이 되어 토론과 친교를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제안한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제직들은 지교회 교역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내기 곤란한 때가 많다. 이럴 땐 담임목회자보다는 외부 강사가 더 효과적이라며 특히 연합 제직훈련은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하나의 제직임을 깨닫고, 우물 안 개구리 식의 폐쇄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제직의 제자화
제직훈련은 교육과 더불어 끝없이 지속되는 훈련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양병희 목사는 모르는 걸 배우는 게 교육이라면 훈련은 이미 체득한 바를 반복해서 습관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좋은 습관은 인격을 만들고, 인격은 우리를 예수님의 체질로 변화시킨다. 만약 교육만 받고 삶이 훈련되지 않으면 바리새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교회는 제직들의 제자훈련을 강조하고, 제직들도 이 훈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특히 제직은 교회의 봉사자라는 점에서 올바른 신앙의 자세가 요구되는 자리다. 그렇지 않으면 제직이 교회에 유익을 주기는커녕 갈등을 조장하는 장본인이자 암적인 존재가 되는 등 도리어 해를 끼칠 수 있어서다.

더욱이 영적인 리더로서 제직들에게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고 만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도서 <건강한 교회 훈련된 제직> 저자 김기원 목사는 귀하게 쓰임 받는 제직이 되려면 믿음과 인격 뿐만 아니라 예배 참석, 주일성수, 십일조 등 전반적으로 신앙의 기본부터 잘 다져야 한다직분자는 교우들에게 모범을 보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제직의 제자화를 도모하는 게 목적이라는 김기원 목사는 제직은 필히 예수님을 따르고 순종하며 본받는 제자가 돼야 한다. 겸손과 섬김의 영성도 먼저는 주님과 깊이 교제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기를 수 있는 덕목이라며 직분자 가운데서도 제자의 수가 증가해야 성도다운 성도, 직분다운 직분, 교회다운 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임직 직후 혹은 신년에 몰리는 제직 수련회나 세미나 이외에는 교단별 혹은 개교회별 제직훈련이 딱히 없는 실정이다. 이미 임직을 맡은 제직들의 자질 함양과 영적 각성을 위해 단발성이 아닌 장기간 재훈련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서울비전교회 신현수 목사는 저서 <교회를 섬기는 리더: 제직 바로 세우기>에서 교회는 직분자에 대해 신앙 교육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집사 권사 장로로서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어가며 사명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제직이 본을 보인다고 항상 지도력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막상 구성원들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도 숱하다. 그러나 설령 그럴지라도 제직 본연의 책임과 의무가 면제되는 건 아니다. 교회를 비롯해 가정과 직장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예수님의 제자로 살려는 노력이 제직의 제자 된 삶이자 반드시 요청되는 바다.

최정성 목사는 리더십은 영향력에서 발휘된다. 제직들의 영적 지도력은 철저하게 영적 행실에서 비롯된다제직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교인들의 영적 상태가 변화될 수 있으며 교회의 질서와 틀이 잡힌다. 이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느냐에 따라 복음전파 사업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회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교회의 중추적인 구성원이자 청지기들인 제직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들을 조직만 해두고 방치한다면 교회는 스러질 수밖에 없다한국교회는 직분자들을 바로 알고 이들을 다듬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제직훈련의 성패 여부는 곧 교회 발전과 긴밀히 연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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