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골] 위험한 사랑
상태바
[방배골] 위험한 사랑
  • 양병희 목사
  • 승인 2023.07.04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아파트 이웃이 엘리베이터에서 애완견을 안고 입을 맞추기도 하며 사랑한다. 반려견을 가족같이 소중히 여기는 시대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개가 짖지를 못하고 감기 걸린 것처럼 쾍쾍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짖지 못하게 성대 절제수술을 했단다. 이게 사랑인가? 개가 말을 못 해서 그렇지 말만 할 수 있다면 주인한테 원한이 맺힐 것이다. 개는 짖어야 개다. 이것이 자기만족을 위한 인간의 이기적인 사랑이다.

진짜 꽃을 사랑한다면 꽃을 꺾어서 꽃병에 넣는 것이 아니다. 들판에서 자유롭게 자라게 둬야 꽃을 사랑하는 것이다. 새를 사랑한다면 새장에 가둬놓는 게 아니다. 하늘을 훨훨 날게 만들어줘야 그 새를 사랑하는 것이다. 물고기는 어항 안에서 행복하지 않다. 강이나 바다로 내보내야 행복하다.

인간이 자기만족과 쾌락을 위한 이기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 기준이 자기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 끔찍한 사건들이 존속 살인이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부모가 어린 자식을 죽여 냉동실에 넣었다가 이사 갈 때 가지고 갔다는 뉴스를 접할 때 소름이 끼친다. 자기만족과 쾌락을 위해 모든 것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세상으로 변해 있다. 이기적이고 황폐한 마음이 황폐하고 병든 사회를 만든다.

그러나 주님은 그리스도인을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했다(5:13-14). 소금은 녹아 들어가야 맛을 내고, 빛은 비춰야 어둠이 물러간다. 성도는 세상을 향해 거룩한 맛을 내야 한다. 어두운 곳을 향해 생명의 빛을 비춰야 한다. 물고기의 신비는 바다에 살면서도 짠 소금물에 절지 않는다.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빠져 썩어버리거나 환경에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기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시대적 사명이 여기에 있다. 사회 각 영역에서 소금처럼 헌신과 희생으로 녹아 스며들고 어두운 곳에 빛을 발할 때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건강한 생명 공동체가 이뤄진다. 이것이 하나님나라운동이다.

황폐하고 병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생명의 복음으로 이 땅에 하나님나라가 이뤄지길 기도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