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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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메오
  • 황예찬 목사 / 인성초등학교 교목
  • 승인 2023.05.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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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찬 목사의 ‘초딩 교목 에피소드’ ②

하루는 아이들과 성경시간에 ‘바디매오’와 관련된 본문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무리 활동으로 바디매오 4행시 짓기를 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작품이 있다. 

- 첫 번째 작품
바 : 바디메오는 이름도 없는
디 : 디메오의 아들일 뿐이었다. 그러나..
메 : 메시아를 알고 기다리던 한 사람이었다. 
오 : ‌오직 믿음으로 고침을 받고 구원을 받은 그 사람, 닮고 싶다.

4행시를 듣고 박수를 쳤다. 오늘 수업 때 말한 내용들이 다 들어가 있고 핵심도 있고 고백도 있었다. 5학년 친구였는데 참 훌륭하다! 멋지다 칭찬해주었다. 

그 감동을 가슴에 품고 다음 친구를 지목했다.

- 두 번째 작품
바 : 바지에
디 : 디럽게(?)
메 : 매우 많이
오 : 오줌을 쌌다!

아이들도 나도 한참을 웃었다. 
‘그래.. 내용이랑 전혀 상관은 없지만 모두에게 행복을 주었으니 예수님 닮은 모습과 멀지 않다.’ 참 재밌는 것은 이 양 극단으로 훌륭한 작품이 같은 학년, 같은 반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학교 교실’이라는 곳이 이런 곳이다. 이런 아이도 있고 저런 아이도 있다. 그래서 재밌고 그래서 의미가 있다. 만약 정답만 말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면 그처럼 지루하고 답답한 곳이 어디 있을까? 또 만약 재미만 가득하고 의미가 없다면 그곳은 아무 발전도 없고 깨달음도 없는 빈 깡통일 것이다. 아이들은 서로에게서 서로를 배운다. 나와 다른 너를 통해 우리를 배우는 귀중한 공간이된다. 

황예찬 목사가 지난 부활절 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추신
예수님이 바라셨던 제자들의 공동체, 교회공동체도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모두 뒤섞여있지만 서로 손가락질 하지 않고 서로 의미와 재미를 주는 공동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주님의 손을 닮아 돕는 공동체. 다양성이 있지만 함께 나아감이 있는 공동체.
교실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교회와 제자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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