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선교단체 동역할 때 선교 가장 활발히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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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선교단체 동역할 때 선교 가장 활발히 일어나”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3.2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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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MF, 지난 20~22일 ‘교회와 선교 세미나’ 개최
각개전투는 한계, “교회가 선교적 체질로 변화돼야”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비로소 소리가 난다. 선교도 마찬가지다. 교회와 선교단체, 세계 선교의 두 기둥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서로를 모른 채한다면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는다.

교회 본연의 사명은 선교이고 선교단체 역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하나의 교회임을 생각하면 사실 두 기관은 본디 한 몸이나 다름없다. 경주마처럼 달려왔던 교회와 선교단체가 이제야 이 당연한 명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교회와 선교단체가 힘을 모으지 않고서는 헤쳐 나가기 힘든 현실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OMF(대표:공베드로 선교사)는 지난 20~22OMF 본부 컨퍼런스룸에서 교회와 선교 세미나를 열고 선교적 교회로 향하는 길을 모색했다. 지역 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해 선교 담당 목회자, 선교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선 지역교호와 선교단체의 건강한 관계, 교회 선교위원회의 역할, 선교적 설교 등의 주제가 사례 중심으로 다뤄졌다.

선교는 남일이 아닙니다

소달리티(Sodality)와 모달리티(Modality). 세계적 선교학자인 랄프 윈터가 제시한 개념으로 소달리티는 선교단체 구조를, 모달리티는 지역교회 구조를 뜻한다.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교회의 기능을 두 개념으로 분류한 것이다.

소달리티와 모달리티에 대해 처음 접하면 자칫 선교단체와 교회를 구분하고 선을 그은 것이라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손창남 선교사(OMF 동원담당)의 생각은 다르다. 초대교회는 처음부터 모달리티와 소달리티 구조를 함께 갖고 있었다. 초대교회는 공동체 목회에 힘쓰면서도 인근 각처로 사람을 보내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썼다. 여기에는 바울과 베드로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사도들 뿐 아니라 흩어진 평범한 성도들도 포함됐다.

목회 구조인 모달리티만 교회인 것이 아니라 선교를 담당하는 소달리티 역시 교회의 일부입니다. 개신교 신학은 종교개혁을 거치며 소달리티 구조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윌리엄 캐리가 영국교회에게 인도에 가서 선교해야 한다고 했더니 어떤 목사가 호통을 치며 하나님은 전능하셔서 자네가 가지 않아도 이방인을 얼마든지 구원하실 수 있다고 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죠. 선교가 가장 잘 이루어진 때는 교회만 선교할 때도, 선교단체만 선교할 때도 아니었고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선교할 때였습니다.”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선교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교회와 선교단체 각각이 가진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 반대로 말하면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협력하지 않고 각개전투 했을 때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뜻도 된다.

지역교회가 선교사를 직접 선교지에 보내 교회를 개척하거나 현지 교회에서 사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선교사의 책무 확인이 어렵습니다. 책무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지 구조에 익숙한 선교 단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회와 선교단체가 동역한다고 해서 단순히 선교사가 선교단체에 멤버십을 두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교단체에 그저 발만 담그는 정도로만 있다면 책무의 이행이 되지 않아 결국 각자도생으로 귀결되고 만다. 지역교회를 파송교회로 두고 있으면서 선교단체의 일원으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교회와 선교단체의 건강한 협력이라는 것이 손 선교사의 설명이다.

 

가깝고도 먼 선교적 교회되기

그렇다면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는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협력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상 선교의 시작과 끝 모두라고 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풀자면 선교사 선발, 선교사 훈련, 기도와 돌봄, 본국 사역 선교사 관리, 동원으로 구분된다.

특히 기도와 돌봄, 본국 사역자 관리, 동원은 지역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분야다. 교회 성도들의 중보기도의 힘이야 말할 것도 없고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올 경우 교회와 연계해 사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적, 물적 자원의 동원 역시 교회가 선교단체보다 더 강점을 갖는 분야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진정한 협력을 위해서는 지역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거듭나는 과정이 반드시 요구된다. 선교적 교회란 단순히 선교를 많이 하는 교회를 의미하지 않는다. 교회의 체질이 선교적으로 바뀌고 교회의 초점이 선교에 맞춰지는 것을 말한다.

단기 선교도 보내고 선교지 탐방도 가고 해외에 교회 건물을 짓는 지역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역을 한다고 저절로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운동을 하는 사람이 언제나 같은 의미는 아니듯 선교라는 행위를 하는 것과 체질이 선교적인 것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다행히도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한 길들이 많이 마련돼 있다. 퍼스펙티브스나 커넥션 스쿨과 같은 기초 선교 훈련을 교회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성도들이 선교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주는데 도움을 준다. 처음부터 거창한 선교적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실천 가능한 몇 가지 작은 목표들부터 세워나가는 것이 좋다.

선교는 몇몇 선교사들에게만이 아닌 모든 성도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초대교회 당시에도 바울과 바나바, 그리고 열두 사도뿐 아니라 흩어진 평신도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됐다. 그들은 어떠한 직함도 갖지 않았지만 심기운 곳에서 꽃을 피우듯 발걸음이 이끈 곳에서 훌륭하게 선교 사명을 감당해냈다. 손창남 선교사는 이를 풀뿌리 선교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200년 전 서구교회가 선교에 적극 나설 때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으로 가는 데만 배를 타고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선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형성됐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불과 몇 시간이면 지구 반대편으로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곁으로 타문화권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모든 성도가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입니다.”

세미나에서는 교회가 선교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실천적 사례들도 공유됐다.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선교적 설교선교적 성경읽기. 교회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활동으로 꼽히는 설교와 성경읽기에서 선교적 시선이 개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선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바로 선교의 책입니다. 성도 스스로가 성경을 선교적 관점에서 읽을 수 있다면 교회에 놀라운 변화와 역사가 일어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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