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건학이념 수호 위해 제도적 노력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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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 건학이념 수호 위해 제도적 노력 있어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2.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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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미션네트워크 지난 18일 신앙교육 활성화 연구 세미나 개최

신앙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 크리스천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세워진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선 신앙교육 전략 개발과 함께 시대에 맞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백석대학교,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등과 함께 지난 18일 숭실대학교 대회의실에서 기독교 학교 교장 및 교목 대표단을 초청해 기독교학교 신앙교육 활성화 연구 세미나 및 공청회를 열었다.

기독교 초중고등학교의 기독교 교육 실태를 조사한 이종철 박사(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부소장)학생들의 희망과 상관없이 학교에 임의 배정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신앙교육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하면서 학교 유형에 따라 처한 환경이 달라 모든 학교에 최적인 하나의 방법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다양한 학교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들을 찾아내 신앙교육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신앙교육을 담당할 인력의 확보와 지원도 필요하다. 이 박사는 이번 조사에서 교목실 총 인원을 보면 초등학교 1.43, 중학교 1.85, 고등학교 2.61명에 불과했다. 학교 전체의 신앙교육을 책임지기엔 부족한 숫자다. 학교 주변 교회들과의 연계를 통해 학원 선교사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채플 역시 기독교에 대한 호감을 주면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대학의 신앙교육 실태를 발표한 함영주 교수(총신대)는 비교과 프로그램의 활용 가능성을 제안했다. 그는 기독교 대학의 신앙교육은 정규채플이나 기독교 교과목 이외에도 비교과 프로그램과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반기독교적 정서가 강한 현시대의 문화적 풍토나 탈종교적 성향을 가진 MZ세대 대학생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 한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현 체제 내에서 신앙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립학교가 취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특수지고등학교로 지정받는 방안이다. 특수지고등학교란 고교 평준화 지역에서 통학거리와 학교 시설 또는 특수한 사정에 의해 예외적으로 비평준화를 인정받는 고교를 뜻한다. 그런데 이 특수한 사정에는 종교로 인한 특수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특수목적고등학교로 편입하거나 특성화학교 안의 한 트랙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있다. 박 교수는 이 방안을 위해선 현재 2025년 폐지하기로 되어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행령에 다시 종교계 목적고항목이 추가돼야 한다면서 다만 종교계 사립학교가 되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부족하여 미달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극적인 방향으로는 회피제도와 전학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회피제도란 학생이 원치 않는 종교계 학교에 배정되지 않도록 일종의 거부권을 주는 방식이다. 전학제도는 입학 이후 종교 교육을 원치 않는 학생에게 타 학교로의 전학을 보장하는 제도다.

박 교수는 오늘날 우리나라 기독교 사립학교에서의 신앙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종교계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 종교계 학교는 종교적 건학이념 구현이 존재 이유임에도 정체성 상실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제도적 정비를 통해 신앙교육을 활성화해 본래의 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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