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수병 스타일인가, 콜라병 스타일인가?”
상태바
“나는 생수병 스타일인가, 콜라병 스타일인가?”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3.02.04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의용의 감사행전 (29)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콜라가 든 병을 흔들면 병 안에는 거품이 일며 병이 팽창된다. 그렇지만 생수병은 아무리 흔들어도 거품이 생기지 않는다. 사람도 그런 것 같다. 콜라병 스타일은 약간의 자극만 줘도 반응을 내보이는데, 생수병 스타일은 아무리 자극을 줘도 반응이 없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다시 대하고 싶지 않은 상대는 누구일까? 뭔가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거나, 기대한 것에 미치게 반응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먼저 인사를 했는데 안 받아줄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반응이 없을 때, 뭔가 베풀어주었는데 고마워하지 않을 때 우리는 잠시 위축된다. 그래서 다시 같은 행동을 하기를 꺼리게 된다. 무시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생수병 스타일은 결과적으로 삶에서 손해를 많이 볼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다시 만나고 싶고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상대도 있다. 어떤 메시지를 보내거나 뭔가를 베풀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적극 반응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이한테는 같은 행동을 더 시도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니 콜라병 스타일은 결과적으로 많은 걸 얻으며 살아갈 것 같다. 나는 콜라병 스타일인가, 생수병 스타일인가?

생수병 스타일에게 권하고 싶은 몇 가지 반응의 법칙이 있다 첫째는 몰입의 법칙이다. 상대방의 표현에 생각을 집중해야 한다. 눈은 마음과 생각의 창(窓)이다. 내 눈망울에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담을 때 상대방은 그걸 금방 알아차린다. 둘째는 앵무새 법칙이다. 상대방이 한 말 중 한 단어를 앵무새처럼 복사해서 살짝 표현해주는 순간, 상대방은 내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셋째는 확인의 법칙이다. 상대방의 메시지에 관심을 갖고 내용을 확인하려 할 때, 나아가 궁금한 걸 더 알아보려 할 때 상대방은 나를 신뢰하게 된다. 넷째는 공감의 법칙이다. 상대방과 같은 입장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할 때 상대방은 나를 ‘확실한 콜라병’으로 이해하며 더 소통하려 할 것이다.

끝으로 부채질 법칙이다. 장작불에 부채질을 하듯이 상대방이 신나게 이야기를 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뼉을 치거나 엄지척을 하면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그래?”, “맞아!”, “정말?”, “그랬구나!”, “참 재미있네!”, “그래서?”라며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추임새나 맞장구는 작게, 낮게, 짧게, 한 박자 늦게 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고마움을 표현하라! 그 표현에 답하라!

감사는 누군가의 베풂에 대해 사례를 하는 ‘반응’ 표현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마움을 적극 표현하지만, 이웃을 향해서는 표현을 생략하는 수가 많다. 월드비전이 2021년에 실시한 ‘기독교인의 감사인식 조사’가 그걸 말해준다. 기독교인은 교우, 서비스 제공자 등에게는 감사를 적극 표현하지만 배우자, 친구, 선후배, 지인, 직장 동료, 거래처, 부모, 이웃에게는 상대적으로 감사를 덜 표현하는 걸로 나타났다. 교우끼리는 감사 인사를 잘하면서 가족들에게는 왜 그리 인색할까? 평소 습관이 되어 있지 않거나, 표현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감사도 표현과 반응으로 이어진다. 나는 음식점에서 나올 때마다 일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표현한다. 그런데 그 인사를 받는 이들의 반응이 시원찮을 때가 많다. 쳐다보질 않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예”라며 짧게 응대를 하거나… 이러니 사람들이 감사 표현을 안 하는 것이다. 표현하고 반응해야 더 적극적인 소통과 관계가 이뤄진다.

감사를 표현할 때에는 그 자리에서 즉시 감사하는 게 좋다. 늦어지면 그만큼 효과가 반감된다. 감사를 표현할 때에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시선, 표정, 말, 행동을 일치시켜 직접 대면하며 표현하는 게 좋다. 그리고 무엇이 고마운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상대방이 기대한 것의 10% 이상 화끈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감사는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일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감사 인사를 받는 태도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감사 표현을 대충 지나치거나 무시하면 다시는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시선, 표정, 말, 행동을 일치시켜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천만에요”, “별 말씀을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