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울 계승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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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울 계승문화
  • 승인 200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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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세번째로 지난 방학기간 중 다녀온 미국과 캐나다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필자는 평소 국가관의 바른 정착을 강조해왔다. 근간에 와서 국가관이 표류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통일관과 대북관도 명확한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가관이나 통일관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더욱 그렇다.

필자는 이번에 미국 시애틀에 가서 1950년 6.25전쟁 때 희생당한 그 지역의 전사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올림피아에 조성된 공원을 방문했다. 먼저 입구에서부터 숙연해졌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양쪽에 심어놓았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큰 입동상이나 석상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고 철모를 쓰고 소총을 가진 미국 병사 세 명이 장작불을 피워놓고 손을 쪼이며 무표정으로 시무룩하게 있는 모습이었다.

필자는 6.25 전쟁 당시 참전 군인으로 그날들을 생각해 보았다. 긴박한 전세로 인해 유엔군이 계속해서 보충돼 왔다. 그중에도 가장 많은 병력을 보낸 미국 군인들이 보충되는 현장을 흔하게 목격했다. 그들은 전장에 보충을 받아 전투에 참가한 후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날 본 현장의 기념상은 바로 그때 그 병사들이다. 그 앞 큰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그 중앙에는 ‘잊혀진 전쟁’이라고 기록돼 있고, 그 긴 비석에는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태극기를 중심으로 좌우로 모두 21개 국의 국기가 게양돼 있었다. 그것은 유엔 참전 16개 국과 비 전투 파병 5개 국까지 합친 지원국들의 국기다.

필자는 같이 합류한 목사님과 함께 손을 잡고 기도를 드렸다. 우리나라를 전쟁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또한 우리를 도운 참전국들과 그때의 사상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다. 캐나다로 가니 밴쿠버에도 이런 기념비가 있었고, 특히 빅토리아섬에서 똑같은 기념비를 보았다. 제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전사자를 위한 기념비다. 이것은 미국이나 캐나다만이 아닌 세계 도처에 있다. 미국은 공공장소 뿐 아니라 하버드대학, 브라운대학, 워싱턴 D.C에도 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이 있다. 조국을 위해 싸운 숭고한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저들은 지금 6.25전쟁 때나 월남전 때 전사한 유해를 찾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부담하면서도 귀한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한다. 그런 반면 6.25 전쟁의 당사국인 우리나라는 이런 면에서 저들의 계승문화를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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