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심정으로 아이들 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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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는 심정으로 아이들 품습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9.2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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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크리스천(21) 인내함으로 씨를 뿌리는 교사 오혜선 집사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126:3-6)

울며 씨 뿌리는 자에게 기쁨으로 단을 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맡겨진 청소년들을 가르쳐온 교사가 있다. 처음에는 큰 소명의식을 안고 교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안정적인 직업이기도 했고 가르치는 일을 잘했던 자신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기에 큰 고민 없이 선택한 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인내하심과 크신 사랑을 경험하고 ‘영혼을 살리는 교사’로 자신을 부르신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게 됐다.

오혜선 집사(평안교회)는 “늘 아이들을 사랑하는 기독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고 고백했다.(사진에서 가운데.)
오혜선 집사(평안교회)는 “늘 아이들을 사랑하는 기독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고 고백했다.(사진에서 가운데.)

오혜선 집사(수원 평안교회·e비즈니스고등학교)는 크리스천으로서 교사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까지 “늘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막상 교단에 서보니 자신이 꿈꿨던 교사의 모습과는 달랐다. 때론 고민을 터놓으며,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사하기도 했지만,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구는 아이들의 모습에 자신을 교사로 부르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보니 공부를 싫어한다던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교사가 된 직후에는 갈급한 마음으로 2007년 좋은교사운동에서 진행하는 기독교사대회에 참여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하나님 왜 저를 교사로 부르셨고, 이 아이들을 계속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울며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힘든 자리라고 그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맡겨진 영혼을 최선을 다해 돌보길 바란다는 하나님의 마음이요.”

이후로 ‘감당할만한 아이들을 보내달라’고 기도했던, 그의 부르짖음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맡겨진 영혼들이 조금이라도 자신 때문에 변화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안고 기도의 재단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만남으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 2019년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으며 교우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한 학생을 만났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고, 공황장애로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힘들했던 아이였지만,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힘들어하는 학생을 돕기 위해 당시 동아리 모임을 만들어 참여하도록 하고 고민상담도 해주었지만, 친구들과 대립 관계가 계속됐습니다. 그 학생은 어려운 현실 앞에 당장 전학 가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로 전학 가는 것은 도피에 불과하단 생각에 전학을 권유하지 않았고, 대신 그 아이의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도록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도해주었습니다.”

당시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에, 헛수고라는 마음도 들었을 터. 하지만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 학생이 3학년까지 무사히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부사관이 되도록 인도해주셨다. 오 집사는 “1학년 때 만났던 그 학생의 모습만 본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이 일을 계기로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인내함으로 씨를 뿌릴 때, 하나님이 마침내 일하실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진로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당장 이루기 어려운 일이라고 할지라도 더 큰 세상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조언했다. 교사라는 직책상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기는 쉽지 않지만, 수업을 진행할 때도 자연스럽게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 교과목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혼을 사랑하는 교사’로 아이들을 대하겠다는 그의 말에 진심이 묻어났다. “요즘 친구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인 마음이 커요. 공동체를 위해 손해 볼 수 있다는 의식과 생각이 부족한 것이죠. 하지만 하나님은 공동체를 이루는 것과 나눔을 원하신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물질을 사용하는 것도 선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당장 이 아이들의 변화를 눈으로 보긴 어려울 테지만, 믿음으로 씨를 뿌릴 때 마침내 거두게 하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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