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교인의 교회 사역 참여 욕구 높아…목회 돌봄 요청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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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교인의 교회 사역 참여 욕구 높아…목회 돌봄 요청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9.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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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목회데이터연구소, 고령 성도 신앙의식조사 결과발표

“노인 위한 프로그램 필요하다”, 73.3%
같은 나이대 ‘소그룹’에 대한 관심 높아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815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5년 우리나라 고령 인구는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령 인구비율이 20% 선을 뛰어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교회의 경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특별한 목회적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고령 인구의 신앙의식을 토대로 새로운 목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래목회연구원과 아르폰테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총 26개 교회의 만 65세 이상 남녀 성도 2,04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25일 연동교회에서 결과발표 세미나를 열었다.

미래목회연구원과 아르폰테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총 26개 교회의 만 65세 이상 남녀 성도 2,0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지난 25일 결과발표 세미나를 진행했다.
미래목회연구원과 아르폰테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총 26개 교회의 만 65세 이상 남녀 성도 2,0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8월 25일 결과발표 세미나를 진행했다.

‘다양한 노인목회 프로그램’ 필요

교회 내 노인들은 직분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교회 사역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교회 직분을 은퇴한 만 71세 이상 고령 교인들의 절반(50.3%)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교회에서 주어진 사역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반면 ‘교회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싶다’라는 응답은 39.6%에 불과해 교회 사역에 참여하고 싶은 열망은 높지만, 정책 결정은 은퇴한 자신들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 교인들의 73.9%는 교회가 ‘자신들을 배려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교회가 자신들을 대할 때 ‘돌봄의 대상’으로 해달라는 응답은 6.1%에 불과했으며, 그냥 교인 중의 한 명으로 대해달라는 응답이 55.9%로 가장 많았다.

교회의 고령 교인에 대한 관심에 대한 의식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모인 곳을 가면 눈치가 보인다’는 응답이 38.1%, ‘교회에서 관심이 멀어지는 것 같다’가 22.1%, ‘나이가 들어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가 14.6%였다.

이번 결과를 발표한 김진양 부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는 “노인 인구는 돌봄의 대상 혹은 사회적 서비스 수혜자로 인식 받는 나이이지만, 교회에서는 노인으로 대접받는 것을 사양한 것”이라며, “오히려 4명 가운데 1명(26.7%)은 교회 사역의 동력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 교회 사역에 대해 적극성과 능동성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 교인을 위한 교회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주중에 고령 교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3.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고령 교인을 위한 노인 전문 사역자’(62.9%), ‘고령 교인들을 위한 소그룹’(60.9%)이 뒤따랐다. 반면 교회 내 노인목회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점은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가 44.5%로 가장 높았다.

교인 프로그램의 희망 내용으로는 △건강관리 프로그램(50.7%) △노년 생활을 위한 학습프로그램(41.9%) △신앙생활/영성 프로그램(38.9%) △신체활동 프로그램(22.2%) 순으로 응답했다.

김 부대표는 “고령 교인 중에 만 65~69세에서 교회의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프로그램이 단순하면 쉽게 실증을 느끼고 참여율이 떨어질 수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노인목회의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고령 교인들이 교회에 바라는 점은 ‘같은 나이대 교인들과의 교제/소그룹 활동’이 46.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여가시간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35.4%), ‘목회자의 관심과 연락’(27.2%), ‘교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사역 기회 부여’(24.1%),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 기회 제공’(22.6%)으로 나타났다.

훈련된 ‘시니어 리더’ 양성해야

사회·문화적으로 주체적 삶을 누리고자 하는 교회 내 ‘액티브시니어’의 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이들을 위한 목회 프로그램이 요청된다. 노인들을 단순히 돌봄의 수혜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사역의 주체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손의성 교수(배재대 기독교사회복지학과)는 “고령화시대 속에서 교회의 노인목회 사역은 한국사회에 대한 교회 신뢰도에도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교회가 노인을 이해하고 그들의 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초고령사회는 충격이 아닌,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교회에는 고령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자원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영성은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이 부여한 삶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힘이 있기 때문.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노인목회 사역에 적극 참여해 노인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뿐 아니라 새로운 노인사역의 패러다임을 선도함으로써 한국사회의 새로운 노년 문화를 주도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령 노인들의 특성과 욕구에 맞는 교회별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회의 규모나 예산 및 인력 부족 등 교회 격차로 인해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역 내 교회연합운동에 기반한 ‘교회노인사역협의체’를 구성해 자원 및 프로그램 연계 등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 단순한 돌봄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노인들의 잠재 역량을 강화하고 스스로 필요한 역할을 감당하면서 자아를 실현하도록 지원하는 사역이 요청된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교회에서 주어진 사역을 적극하고 싶다’는 응답이 50.3%로 나타났다. 이밖에 ‘은퇴를 했더라도 교회 정책에 참여하고 싶다’는 39.6%, ‘아직 교회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40.2%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교회 사역에 대한 적극적 참여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건강 수준이나 역량 및 달란트에 따라 적절히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노인사역의 전문역량을 갖출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규모가 큰 경우 교구 목회자나 노인목회 전담 교역자를 통해 고령 교인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고령 교인을 케어할 수 있는 직분자나 훈련받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그들을 케어할 수 있다.

노인 혹은 예비노인 중에서 새로운 노년문화와 사역을 주도할 수 있는 ‘시니어 리더’를 양성하는 교육훈련도 제공될 필요가 있다. 손 교수는 “노년기는 하나님을 가장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시기”라며 “노년목회는 노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교회사역인 동시에 노인선교의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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