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피해 입은 ‘교회 내 성구·음향장비’ 이렇게
상태바
비 피해 입은 ‘교회 내 성구·음향장비’ 이렇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8.16 2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 재질에 따라 말리는 법 달라…전자제품은 전원부터 뽑아야
물에 젖은 전자제품에 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충분히 건조해야 감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물에 젖은 전자제품에 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충분히 건조해야 감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지난 9~10일 서울과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교회들도 큰 피해를 당했다. 특히 저지대나 지하에 있는 교회들은 빗물이 바닥부터 차오르고 천장을 따라 흘러내려 각종 집기를 적시는데도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졌지만 젖은 집기들을 처리하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에게 젖은 집기 처리 및 수리 방법, 평상시 예방 비법까지 들어봤다. 

강대상과 의자를 비롯한 성구들을 온전히 사용하려면 시간이 관건이다. 성애성구사 대표 임선재 장로는 “물에 젖은 지 30분 이내라면 간단하게 닦으면 된다”면서 “30분이 넘으면 나무가 일어나고 부풀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흙에 잠긴 경우에는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가능하다면 성구를 빨리 말리는 것이 좋다. 그늘에 말리면 좋지만 불가피하다면 햇볕에 말려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임 장로는 또 “소재 가운데 MDF가 물에 가장 취약하다”며 “장의자의 경우 MDF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조만 하면 다시 사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 교회의 경우 침수되지 않더라도 항상 습기가 많은 만큼 성구를 구매할 때 MDF 소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악기도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지는 만큼 성구와 비슷하다. 일단 말리는 게 우선이다. 다만 나무로 된 악기가 틀어질 수 있으니 햇볕에 말리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순풍에 말리되 공간에 제습기를 가동하면 좋다. 

샤론현악공방 대표 김학영 장로(삼양중앙교회)는 “악기마다 양상이 다를 수 있지만, 나무 악기라면 물에 잠긴 이후에는 사실 개인이 어찌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장로는 기타나 바이올린, 첼로 등은 사용하지 않을 때 반드시 케이스에 넣어둘 것을 당부했다. 지하의 경우 물이 차지 않더라도 항상 습기가 많으므로 방습기를 설치하는 것도 좋다. 

전자기기의 경우 훨씬 일이 복잡해진다. 교회용 복사기 등을 취급하는 영광기업의 AS 담당 김종환 실장은 “전자제품이라면 기본적으로 물에 젖은 후에 전원을 꼽으면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경고했다. 김 실장은 “교회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형 복사기의 경우 전기 부품은 위쪽에 있고 아랫부분에는 종이 수납함이 자리하기 때문에 심하게 물이 차오른 경우가 아니라면 큰 고장의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물에 젖은 종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상시에도 복사용지가 젖지 않도록 지퍼백에 보관한다든지 습기대책을 마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음향엔지니어 황종률 교수(백석예술대 공연예술학부)는 “가장 좋은 방법은 AS센터에 가서 점검을 받는 것”이라면서 “비가 많이 내린다면 전자제품은 먼저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제품을 건조할 때는 햇빛 아래 그늘막을 치고 말리거나 에어컨을 튼 상태로 자연건조 시키고 먼지는 붓을 사용해서 털어내라”고 주문했다. 

황 교수는 또 “물과 함께 엉킨 먼지를 털겠다며 드라이어나 녹 제거용 윤활제, 에어건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드라이어를 사용하면 열이 오르면서 소자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상시 음향장비를 바닥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과 같은 일을 대비해 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바퀴 달린 캐비닛을 쓴다면 물이 무릎 아래 정도 차올랐을 때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물건이 망가지는 것은 다음 문제고 사람이 먼저다. 감전에 대한 주의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팀사운드 박경배 대표(전 사랑의교회 음향감독)도 “침수 후에 철저한 건조작업 없이 기계에 전원을 연결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비가 많이 올 때 침수만큼 위험한 것이 낙뢰다. 미리 플러그를 해제한다거나 피뢰침 작업, 또는 건물 내 접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침수로 당장 사용할 음향기기가 없다면 박경배 대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 ‘박경배의 교회음향학교 이야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만 명의 교회 음향 관계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대여하기도 한다. 이 그룹에서는 농어촌이나 미자립교회를 대상으로 음향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