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으로 다음세대를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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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으로 다음세대를 세웁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8.09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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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 26년간 6만여 어린이·청소년 섬긴 백석학원 ‘쿰캠프’

어린이와 청소년 인성함양 위해 방학 기간 집중 교육
교육 마친 대학생 봉사자들 위한 ‘백석인증제’도 개설
캠프에 참가자들이 ‘건강한 신체활동 약속’이라는 소주제에 맞춰 태권무를 배우고 있다.제52회 백석쿰캠프가 지난달 25~30일 천안 백석대학교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캠프에 참여한 아동·청소년들이 운동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캠프에 참가자들이 ‘건강한 신체활동 약속’이라는 소주제에 맞춰 태권무를 배우고 있다.제52회 백석쿰캠프가 지난달 25~30일 천안 백석대학교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5일 천안 백석대학교 캠퍼스에는 어린이들의 티 없이 맑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36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300여 명의 백석대학교·백석문화대학교 대학생 선생님들과 5박 6일간 함께 뛰어놀고 어울리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올해로 26년째 이어지고 있는 ‘백석쿰캠프’ 현장이다. 1997년 시작해 지금껏 6만 4천 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캠프를 다녀갔다. 히브리어로 ‘일어나라, 힘을 내라’는 뜻을 가진 ‘쿰캠프’는 전국의 아동 및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진행하는 행사다.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 시즌에 맞춰 개최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캠프를 진행해야 했지만, 올해는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모처럼의 대면 행사로 준비됐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로 인해 평년보다 초청 인원수를 대폭 줄였다. 규모는 작아졌지만, 프로그램 진행은 실속을 더했다. ‘7가지 약속’이라는 주제 아래 △나를 찾아서, 마음 약속!(신뢰구축활동) △나와의 약속이 나의 미래다!(진로퀴즈 및 체험활동) △프로미스 브릿지(징검다리 건너기) △건강한 신체활동 약속!(태권무) △너와 나의 약속(감정 물풍선 던지기) △나는 약속을 지켜요(장애물 달리기) △프로미스 스파클링(야외 물놀이) 등 총 7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쿰캠프를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재미’다. 이번 52회 쿰캠프에서는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놀이 활동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특히 운동장에 설치된 대형 물놀이장은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대전 구봉초등학교 6학년 정영석 군은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대학생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처음에는 인성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놀고 배우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쿰캠프는 사랑의 실천

‘백석쿰캠프’는 ‘섬김’과 ‘봉사’라는 백석학원의 교육목표가 구체화 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전체 아동·청소년으로 대상이 확장되긴 했지만, 초창기에는 가족해체를 겪는 과정에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백석인성개발원 인성혁신개발팀장 장하권 목사는 ‘쿰캠프’의 태동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를 소개했다. 

“쿰은 원래 백석 교단 교회의 요청으로 학교가 교회학교 수련회를 기획·진행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교단의 친분 있는 몇몇 목사님들의 모임에서 연합 전교인 수련회를 열었는데, 그때 어린이 수련회를 학교가 맡으면서 노하우가 생겼고, 이것을 교단 울타리에만 가두기엔 아깝다는 공감대를 얻으면서 전국 단위 어린이·청소년 수련회로 발전했습니다. 그때가 1997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렵 ‘IMF 외환위기’가 발생합니다. 아동시설마다 아이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죠. 우리 학교에서는 천안에 있는 아동 양육시설 3곳을 맡아서 방과후 학교처럼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하교 시간에 아이들을 승합차로 데려와서 태권도·컴퓨터·악기·축구 등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다 방학이 됐습니다. 원래 진행하던 캠프에 이 아이들을 초청했습니다. 아이들이 속한 시설 대부분이 기독교 계통이었기에 ‘00교회’로 호칭하면서 기존 인원과 통합하여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석대학교와 백석문화대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오늘날까지 캠프가 이어져 내려올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됐다. 양 대학 학생들은 ‘청년 멘토’로서 꿈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도 사랑받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심어줬다. 초창기와 달리 ‘시설 아동’의 참여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미래 세대를 세워나간다는 캠프의 원래 목적은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캠프에 참가자들이 ‘건강한 신체활동 약속’이라는 소주제에 맞춰 태권무를 배우고 있다.제52회 백석쿰캠프가 지난달 25~30일 천안 백석대학교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캠프에 참여한 아동·청소년들이 운동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캠프에 참여한 아동·청소년들이 운동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영성’이 주도하는 ‘인성’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캠프도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했다. 초창기에는 ‘교회 수련회’ 성격이 강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비기독교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기존의 ‘쿰선교회’라는 이름도 ‘인성개발원’으로 바꿨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적 가치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른바 ‘영성이 주도하는 인성, 인성이 주도하는 영성’의 가치를 프로그램 안에 여실히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찍이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도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인성교육’과 ‘진실하고 겸손한 사람, 부지런하고 협력할 줄 아는 사람, 이웃을 섬기고 희생할 줄 아는 지도자’를 백석의 인재상으로 강조해 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백석인증제’다.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백석대학교와 백석문화대학교 재학생들은 학기 중에 인성교과를 수강하고 15주의 이론교육과 3주간 집중연수를 마쳐야 한다. 일정의 교육과 실습을 마친 재학생들에게는 백석대와 백석문화대, 한국아동복지협회, 포스코인재창조원, 월드비전, 기아대책, 한국기독실업인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등이 인증하는 ‘백석인증서’가 수여된다. 캠프 참가자뿐 아니라 교사 또는 멘토로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봉사의 기쁨을 넘어 향후 진로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도록 한 것. 장하권 목사는 “이러한 변화는 캠퍼스 선교의 패러다임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며 “일반 교회에서 전도하는 방식을 벗어나 대학생들의 필요를 채울 방안이 필요한 데, 백석인증제가 그 방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캠프가 진행되지만, 그 근본은 ‘신앙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하권 목사는 “인성교육을 실시해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얼마나 신앙적인지를 실감하게 된다”며 “신앙이라는 자체가 ‘인격화’하지 않으면 문자적인 차원에서 끝이 난다. 성령께서 우리의 인성을 다스려야만 옛사람의 습성대로 살지 않고 자기 자신을 부인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살 수 있듯이, 삶의 목적과 가치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은 서로 방향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한편 시설 아동들을 위한 ‘쿰캠프’의 초창기 취지또한 오늘날까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백석대학교와 백석문화대학교 인성개발원은 지난 1~3일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인천지부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성사관학교’를 개최했다. 이번 인성사관학교에서는 ‘쿰캠프’와 마찬가지로 인성개발원에 소속된 인성교수들과 교육과정을 이수한 백석대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그룹홈은 학대와 방임, 부모의 이혼, 빈곤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가정과 같은 장소에서 소규모로 보호하는 공동생활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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