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교회 전도단’ 충남 서천군 월포리 여름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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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교회 전도단’ 충남 서천군 월포리 여름봉사활동
  • 승인 2004.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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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무더위가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무더위와 당당히 맞서 이웃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삶의 생동감을 전해준다. 지난 11일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성실교회(우희영목사)가 농촌 미자립교회와 연계한 여름봉사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금포교회를 찾았다.

며칠째 도시의 온도계는 3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날도 도시의 온도계는 36도를 육박하고 있었지만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충남 서천군 마서면 월포리 금포교회(김학근목사)를 찾아 그 지역 일대 130여 가구를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70여명의 몸짓은 이런 찌는 듯한 무더위를 무색케 했다. 성실교회전도단은 올해 가옥 수리, 가전제품 수리, 도배, 수지침, 봉침, 이미용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나섰다.

뿌연 먼지를 일으키면서 오래된 흙벽을 허무는 봉사대원은 새롭게 지어질 아름다운 집을 생각하면서 연신 망치질을 해댔다. 이미 뿌연 먼지는 봉사대원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고 있었다. 봉사대원들은 이런 몰골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벽돌을 한 단 한단 쌓은 후에 창들을 만들고 출입문을 만들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도배봉사에 나선 장철수집사는 3일 동안 무리한 강행군 탓에 두 팔을 제대로 올릴 수 없다고 엄살이지만 보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표정이 바뀌었다. “마을 사람들이 마음 문을 열고 우리들의 봉사를 진심으로 받아줬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좀 전의 피곤한 기색은 35도의 방안 열기와 함께 사라졌다. 어느새 흰색 속옷이 땀과 먼지로 검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올해 처음 봉사대원으로 참여했다고 말하는 김세희양(21세)도 “도배를 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교회에 나가야겠다는 주인 할머니의 말씀을 듣자 순식간에 피로가 풀어졌다”고 귀띔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농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남을 돕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7년 째 봉사대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양응규집사도 자신의 달란트를 주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렸다. TV, 세탁기, 냉장고, 오디오, 비디오 등 55대의 가전제품을 고쳐줬다고 말하는 양집사는 “미안해서라도 교회에 가겠다고 하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힘을 얻는다”고 말끝에 힘을 주었다.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교회봉사를 경험한 마을 사람들은 교회의 봉사활동에 대해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적당히 봉사하고 저희들끼리 재미있게 놀다 가겠거니 생각했으나 이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하나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런 마음 열기는 곧바로 주님의 영접으로 이어졌다. 최고의 대원으로 구성된 전도대원들은 마을 주민들을 하나하나 만나가면서 주님의 말씀을 전했다. “84명의 마을 주민들을 만나서 복음을 전했는데 45명이 주님을 영접했습니다”고 말하는 어느 전도대원에게서 잃어버린 한 영혼을 되찾은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이들의 봉사활동이 19년 동안 갈라진 금포교회(김학근목사)와 월포교회(함필주목사)를 하나로 묶는 작지만 큰 기적을 만든 것이다. 평소에 말없고 점잖키로 유명한 노귀영장로(전도단 단장)도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두 교회의 불행한 이야기는 1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30가구의 작은 농, 어촌마을인 월포리에, 직선거리로 2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채, 금포교회와 월포교회가 설립되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월포교회는 기독교장로회 소속이고 금포교회는 예장 합동 소속 교회다.) 이렇게 시작한 두 교회는 역할을 점점 상실해 갔다. 주민들은 “같은 교회들끼리 왜들 싸우는지 모른다”며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결국 마을의 민심도 둘, 셋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상처받은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교회를 떠나갔다.

그래서인지 세월이 흐를수록 두 교회의 막힌 담은 점점 두꺼워져만 갔다. 더 이상 막힌 담은 허물어질 것 같지 않은 ‘여리고 성’처럼 견고해졌다. 한 하나님을 믿고 한 하나님에게 기도하고 찬송했지만 이 마을에서는 연합과 일치는 먼 이웃교회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해묵은 오해는 성실교회전도단의 조건 없는 봉사와 헌신에 녹아내렸다. 19년 만에 처음으로 ‘수요일 연합예배’를 드렸던 것. 두 교회 교인들은 금포교회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말씀듣고 찬송을 불렀다. 이들의 찬송과 기도의 모습에는 교단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한 분의 하나님을 믿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어느 주민의 말처럼 이들은 여름밤의 반짝이는 별처럼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1부 찬양, 2부 예배, 3부 다과 및 영화상영으로 이어진 특별한 ‘수요일 연합예배’는 바닷가의 매서운 모기도 저녁에도 식을 줄 모르는 무더위에도 방해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시골 밤은 깊어만 갔다.

이 자리에서 함필주목사(월포교회)는 “연합하지 못한 교회의 모습은 지역사회에 덕이 되지 못했는데 더 늦기 전에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금포교회에 부임한지 6개월밖에 안됐지만 성실교회전도단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됐다고 말하는 김학근목사(금포교회)도 “월포교회와 협력하여 마을을 이끄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가꾸겠다”고 말했다.

이런 기적을 만들어 낸 성실교회전도단은 14년째 농촌지역 교회와 손을 잡고 주민들의 삶 속에 파고드는 생활밀착형 전도 사역을 펼쳐 큰 효과를 거두어 왔다. 조성룡부목사는 “올해는 버스 1대와 승합차량 4대, 트럭 2대 등이 동원됐다”며 “어려운 농촌 현실과 지역교회들의 고생을 외면할 수 없어 매년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성실교회전도단은 한 번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미자립교회가 자립할 때까지 1년에 서너 차례 방문하여 지속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성실교회봉사단의 목표는 하나님 나라 확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14년째 성실교회전도단은 무조건적인 헌신을 통해 매년 이런 아름다운 기적의 열매를 맺고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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