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왜곡한 초기 이단은 유대주의와 그리스철학에서 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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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왜곡한 초기 이단은 유대주의와 그리스철학에서 파생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2.03.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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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 초기 교회의 이단과 이설(1)

이단에 대한 검토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이 질문부터 답해보기로 하자. 기원 30년경 예루살렘에 교회가 설립된 이후 첫 3백년을 ‘초기 기독교’라고 말할 때 이 기간 교회는 두 가지 도전에 대응해야만 했다. 첫 번째는 외부적인 교회에 대한 박해였다(행 8:1, 고전 4:9~13, 갈 1:13, 살후 1:4, 딤후 3:12). 교회 설립 이후 첫 30여 년 간은 유대교의 박해를 받았으나 기원 64년 이래로 로마제국의 정칙적인 박해를 받았다. 비록 잠정적인 혹은 일시적인 자유를 누린 기간도 없지 않았으나 기독교회에 대한 공격 혹은 박해는 오래 지속되었고, 250년 데시우스 황제 이후 박해는 보다 조직화 되었다.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났는데, 물리적인 탄압과 이론적 공격이었다. 이는 교회에 대한 도전이자 교회의 위기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런 외부적인 도전은 교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교회가 직면했던 두 번째 도전은 교회 내부에서 일어난 이단과 이설들이었다. 이단과 이설은 교회를 혼란에 빠뜨렸고, 분파운동으로 발전했다. 이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권위, 그리고 진리의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래서 교회는 무엇이 정통이고 무엇이 이단인가를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이단들의 활동이 교회의 분파 혹은 분열로 이어졌기에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주장하게 된 것이다. 초기 교회 공동체에서 구약과 사도들의 가르침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제시되었고, 베드로와 바울의 때와 마찬가지로 거짓교사들이 교회와 성도들을 위협하고 있었다(딤전 1:3~7, 벧후 2:1~3, 요일 2:18~19, 26).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데 대두된 이들이 변증가들 혹은 호교론자들이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 있어서 이단은 크게 두가지 배경에서 나왔다. 첫째는 유대주의(유대 민족주의 혹은 율법주의)적 배경이고, 다른 하나는 이교철학인 그리스철학이었다. 유대주의와 이교철학이 기독교가 생성되는 당시의 문화적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유대주의는 초기 교회를 유대교적 가르침과 그 전통으로 돌아가도록 유혹했고, 그리스철학은 기독교회의 초월적인 가르침을 제거하거나 이원론적으로 해석하여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하게 했다.

이단은 성경의 가르침보다는 문화적 상황을 중시하고, 교회의 역사성보다는 현실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이단의 가르침 속에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교만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신이 숨어 있다. 이단 중에는 매우 경건하거나 신령한 것처럼 보이고 성령의 역사를 강조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배후에 인간의 교만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모든 이단은 근본적으로 인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단은 교회사의 전 시기에 항상 있었던 문제였지만 첫 3세기 어간에 제기된 이단이나 이설들은 그 이후 교회사에 나타난 이단운동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사에 출현했던 수많은 이단들은 따지고 보면 초기 기독교회에 타나났던 이단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나타난 반복과 복제라는 점에서 “해아래 새것이 없다”(전 1:8~11)는 말씀 그대로이다. 초대교회에서 경험했던 이단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재현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초기 기독교회의 이단 혹은 이설들에 대한 이해는 그 이후 교회사에 대두된 이단 사상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교회에서의 이단의 출현과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이단의 역사는 교회의 역사만큼이나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의 탄생과 거의 동시적으로 이단이 출현했으므로 이단의 역사는 교회사의 전 시기에 있었던 교회사의 단면이자 교회사의 이면(裏面)이었다. 이단사 연구는 교회사를 파악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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