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포럼 - '누가 이단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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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포럼 - '누가 이단인가?(2)'
  • 승인 2004.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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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교수/천안대 부총장

초대 교회의 이단들

1. 에비온파(Ebionitism) 민족주의와 율법을 중요시했다. 복음을 통한 구원도 유대인의 중개를 통해서만 온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예수의 처녀 탄생을 부정하고 예수는 한 인간이며 그의 메시야적 사명도 예언자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보았다. 에비온파로 말미암아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상당히 동요된 일도 있었다(행 15:1~5). 그 결과 예루살렘 교회에서 제1차 공의회가 모이게 됐는데, 베드로의 변론에 의해 에비온파의 주장이 거부되고 바울의 이방인 전도는 지속될 수 있었다(6~29절). 이 파는 주후 5세기 경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2. 영지(노스틱)주의(Gnosticism) ‘영지’(靈知)는 헬라어 ‘그노시스’에서 유래됐다. ‘지식’이라는 뜻 외에 ‘신비적 합일’, ‘성적 결합’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됐다. 과학적 인식을 통해 얻은 지식이 아니라 부부처럼 친밀한 결합을 통해 얻어지는 실존적 인식과 하나됨의 경험, 구원의 경험을 뜻하는 것이었다. 신앙보다 지식을 우위에 두었고 지식을 구원의 방패로 내세웠다. 그리고 보편적인 종교를 세워 구원을 실현코자 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정하고 가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사도 요한과 바울은 영지주의에 대한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3. 말시온주의(Marcion) 말시온의 목적은 기독교를 개혁한다는 것이었다. ‘반론’(Antitheses)이라는 책에서 구약의 신은 ‘율법의 신’이라고 거부하고 신약의 신은 ‘복음의 신’이라고 받아들였다. 이것을 말시온의 대립설이라고 하는데, 율법을 주시고 공의로 다스리신 하나님은 그리스도께서 복음으로 계시하신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에 대해서는 무지했다고 한다.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이 각기 다르듯 구약과 신약, 율법과 복음도 별개의 것이라고 했다. 영지주의와 같이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정하고 가현설을 주장했다. 그리고 구약을 전부 버리고 복음서도 누가복음만 채용하고 10개의 바울서신만을 인정했다. 이단자로 몰려 교회에서 축출됐다.

4. 몬타너스주의(Montanism) 교회 안에서 일어난 반동적 개혁운동이다. 몬타너스는 자신은 눅 14장에 약속된 보혜사 성령을 받았다며 자신의 예언 이후에는 계시가 단절되고 세상에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재혼을 금했고 혼인 그 자체까지도 반대하고 나섰으며 엄격한 금식을 강조하고 순교를 각오하기도 했다. 그러나 몬타너스주의는 자기 본위의 편협성과 예언의 영을 내세운 교회 전통 무시, 임박한 재림설들이 급진적인 반동 등에 의해 교회에서 이단이라는 낙인이 찍혀 추방됐다.

오늘날의 이단들은 누구인가?

지금 우리는 이단과 사이비 때문에 큰 혼란과 엄청난 손실을 빚고 있다. 이단들은 성경 가운데 몇 구절을 왜곡하여 메시야적 소명을 강조하고 오직 자신에게만 신의 새로운 계시가 주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성 교회의 모든 전통을 다 부정하고 그들 교주가 받은 새 진리로 세계를 구원한다고 역설한다.

이단들은 (1)자신들의 경전과 교리를 계시에 바탕을 둔 새 진리로 내세우며, (2)성경을 편협하게 해석하며, (3)나사렛 이외의 다른 예수를 내세우는 것 등이다. 그들은 성경적 견해와는 전혀 다른 교리를 내세우려고 한다.

어떻게 이단을 가려낼 것인가?

역사적으로 볼 때 때로 이단 판정이 정반대로 이루어진 경우가 있다. 유대교는 예수나 바울 그밖의 사도들을 ‘나사렛 이단의 괴수’(행 24:5) 등으로 불렀고 가톨릭교회는 칼빈과 루터를 이단으로 규정지었다. 어떤 이단들은 그 동기에 있어서 참된 것을 모색하고 기독교를 옹호하자는 데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성과 분쟁과 비성경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교회는 자신들의 견해나 입장에 반대된다고 흑백논리식으로 이단으로 정죄할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신학자들과 덕망있는 목회자들로 하여금 이단성 여부를 철저하게 가려내도록 해야만 한다.

이 때 적용하는 원리들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사도신경과 전통적인 교회 신앙고백을 믿는가 등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얼마나 성경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만일 정통적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올바른 삶을 살지 않는다면 한낱 가라지나 쭉정이에 지나지 않는다. 때로 이단도 경건한 것 같이 보이지만 말씀의 뿌리가 없으므로 곧 말라버리고 만다. 누가 정통이고 이단인가? 그것은 마지막 심판 때에 오직 하나님께서만 판단하실 수 있는 종말론적인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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