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함받은 백성을 위해 하나님이 열어주신 ‘거룩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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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함받은 백성을 위해 하나님이 열어주신 ‘거룩한 길’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12.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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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오직 구속함을 받은 자만 그리로 행할 것이며” (사 35:9)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버스 전용차선을 타고 달리는 느낌은 특별합니다. 말 그대로 ‘특별’ 대우를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특별대우가 이사야 35장의 예언에 나옵니다.

전용차선 하나가 아니라 도로 전체를 독차지하는 전용도로인데 그 이름이 ‘거룩한 길’입니다: “거기에 대로가 있어 그 길을 거룩한 길이라 일컫는 바 되리니 깨끗하지 못한 자는 지나가지 못하겠고 오직 구속함을 입은 자들을 위하여 있게 될 것이라”(8절). 십자가를 부착한 차량만 달릴 수 있는 전용도로를 대한민국에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성도의 길’은 우리가 믿음 안에서 주행할 수 있는 현실의 길입니다. 이사야가 전한 ‘거룩한 길’은 낙심한 유다 백성에게 회복의 약속을 집약해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바벨론에게 유린당해 초토화한 유다는 ‘광야와 메마른 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곳에 생명과 활기를 되살리는 놀라운 이적을 베푸십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 레바논의 영광과 갈멜과 사론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로다”(35:1~2) 이사야서는 ‘하나님 영광의 책’이라 불릴 만큼 하나님의 영광을 강조하는데, 주로 신비롭고 장엄한 현상을 동반하는 주의 영광이 35장에서는 아름다움과 묶여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거룩함과 진리, 공의만 아니라 아름다움의 주재이십니다. 

천지를 지으시고 아름답다 감탄하셨던 여호와께서 이제 유배되었던 당신의 백성을 이끌어 이방 나라들의 손에 파괴되었던 나라를 재건하시며 그의 아름다우심을 보이겠다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은 영광스러운 미래를 믿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오그라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패배의 경험은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외적에 의해 야만적인 유린과 살육을 경험한 유다 백성들은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건물과 제도, 경제를 살리는 것 이상으로 백성들의 상처를 고치고 마음을 새롭게 해야겠기에 주께서 명하십니다. “너희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며 겁내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굳세어라,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너희 하나님이 오사 보복하시며 갚아주실 것이라 하나님이 오사 너희를 구하시리라 하라”(3~4절) 믿어야 삽니다. 믿어야 변합니다. 현실이 아직 변하지 않았어도 이 미래를 믿음으로 받은 이들이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맹인의 눈이 밝아지고 듣지 못하던 귀가 열리며, 걷지 못하던 이들이 사슴처럼 도약하고, 말하지 못하던 입에 노래가 실립니다(5~6절).

하나님께서 여시는 새 세상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메마른 땅에 생수가 솟아오르고, 뜨거운 사막이 오아시스가 되며, 황량한 빈터가 초원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그 영광스런 곳으로 인도하는 도로가 열립니다. 택함 받은 주 백성만을 위해 특별히 열린 전용도로, 바로 ‘거룩한 길’입니다.(7~8절) 이 놀라운 특권을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예언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오직 구속함을 받은 자만 그리로 행할 것이며 여호와의 속량함을 받은 자들이 돌아오되 노래하며 시온에 이르러 그들의 머리 위에 영영한 희락을 띠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으리니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로다”(9~10절) 속량받은 이가 기쁨의 찬송을 드리는 모습. 그것이 거룩한 대로를 건설하고 새 도성 새 나라를 세우시는 하나님의 기대입니다. 

창조의 순간부터 영원토록 우리는 주의 이름을 찬미하기 위해 지으신 백성, 그의 영광을 찬송하기 위해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사 43:21; 엡 1:12).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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