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NDS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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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SWELL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1.06.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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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5)

들어보셨어요? Groundswell. 이 말을 들었거나 안다면, 분명 바다와 관련해 관심과 경험이 있는 분일 거예요. Groundswell은 ‘큰 파도’라는 뜻이에요 혹은 큰 파장을 일으키는 뉴스에 사용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글에서 왜 큰 파도(Groundswell)라는 말로 시작하냐고요? 한 번 같이 생각해 보실래요? 해변으로 밀려 오는 큰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을요? 큰 파도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을 찾는, 그 애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해변의 파도를 떠올리면 어떤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네, 바로 서퍼(Surfer)들입니다. 전 서핑을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바로 서핑이지요. 요즘 우리 나라에서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잖아요.

그러면 서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요? 대부분 낯설게 느끼지 않나 해요. 저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경한 스포츠일 거예요. 뭔가 자유롭고 반항적인 느낌을 갖지 않지요. 하지만 서핑이라는 스포츠가 확산되는 이유는 즐거움과 배움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난 서퍼들은 자연을 마주하며 느끼는 즐거움과 동시에 자신의 한계, 생과 사의 경계를 늘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서퍼들은 서피비치에 모여 즐기거나 삶을 고민합니다. 그들 중 대부분 젊고, 삶을 나누며 함께 대화할 친구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인생의 참된 의미를 나누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대부분 어디에 머물러 있나요? 교회라는 공간에 머물며 그 안에서의 예배와 활동에 익숙해 있죠. 교회 공간 안에서는 너무 익숙하지만, 교회 공간 밖에서는 함께 지내고 대화하기에 너무 어색한 그리스도인이 많지 않나요?

교회가 공간이 아닌 커뮤니티(모임, 만남)이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마음을 연다면, 서핑비치가 바로 우리가 같이 어울려 즐기고 나누는 교회가 돌 수 있을까요? 여전히 우리에게는 낯설고 무모한 생각인가요? 하지만 그곳에 우리가 만나 함께 삶을 나눌 젊은이가 있다면 그곳에 대해 우리는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서핑비치에서 예수를 믿고 따르는 젊은이와 그리스도인이 이미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쉽지 않은 문제지만, 이런 고민이 1970년대 호주에서 이미 있었답니다. 1977년, 몇몇 젊은 그리스도인 서퍼들이 서핑비치에서 삶을 나누며 그리스도를 전하기로 결심 했죠. 그 작은 시작이 세계적인 운동이 되어 38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자원자가 동참해, 세계 곳곳에서 서핑비치 커뮤니티를 이루는 ‘큰 파도’(Groundswell)가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는, 그리스도인 서퍼 운동의 개척자 브렛 데이비스(Brett Davis) 이야기를 이어 담아보려 해요. 서핑에 문외한이라 쓰기가 쉽지 않지만, 그리스도인이 눈과 마음을 두어야 할 곳이 이제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들의 커뮤니티가 아닐까 해서 쓰려고요. 꼭 교회는 우리가 있는 곳으로만 오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이웃과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함께 지내며 삶을 나누는 일에 익숙해질 필요는 없을까요? 혹시 그런 관점이 큰 파도, Groundswell을 타는 길이 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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