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용어 : 궁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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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용어 : 궁극기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1.05.10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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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례

A : 엄마가 외박 안된대?

B : 응. 아무래도 나의 궁극기, 울기를 써봐야겠어

A : 별로 권장하고 싶진 않은데…

설명

오늘의 용어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필살기’라는 용어를 알고 계시다면 더더욱이요. 아, 알고 계셨나요? 20대 초반 친구들 중 대부분은 ‘필살기’라는 용어를 모릅니다. 굉장히 보편화된 단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필살기는 격투 액션 게임에 주로 등장했던 단어입니다. 그래서 ‘스트리트파이터’, ‘더킹오브파이터’ 와 같은 격투 액션 게임을 주로 즐겼던 3,40대들에겐 필살기가 일상의 용어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격투 액션 게임이 힘을 잃기 시작하면서 현재 20대 초반의 친구들은 필살기라는 단어를 들어볼 기회조차 없습니다. 혹은 들어봤다 하더라도 ‘아재 냄새’ 풀풀 풍기는 단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친근감의 표시로 ‘필살기’를 했다간 오히려 거리감만 더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 할 ‘궁극기’가 바로 필살기의 대체어입니다. 두 단어 모두,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 혹은 ‘자주 사용할 수 없기에 어쩌다 가끔씩 사용하는 비장의 기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의미상 별 차이 없다면 왜 필살기라는 말 대신 궁극기로 바뀌었냐고요? 음… 게임 설명을 조금 더 해야되는데 괜찮겠죠? 1대1로 격투를 하는 게임에서 모든 기술의 목적은 상대방을 죽이는 것(殺)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롤과 같은 5대5 게임에서 등장하는 기술은 상대방을 죽이는 것 외에도 팀원을 치료하기도, 상대방의 움직을 저지하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렇기에 필살기라는 단어로는 이 모든 기능을 포괄할 수 없으니 그 대체어로 ‘궁극기’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궁극기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그 기술을 쓰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많다거나,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오랜시간 동안 사용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리스크가 큰 기술이지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만 사용을 해야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단어를 섬김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한 끼에 3만원 넘게 쓰는 거, 이거 1년에 한 번 밖에 못 쓰는 궁극기야. 두 번 썼다간 아내한테 혼나. 자네니까 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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