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놓고 바라보다간 난민 선교 기회 놓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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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놓고 바라보다간 난민 선교 기회 놓칠 것”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3.0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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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S 난민연구소 개소 심포지엄·APEN 난민 포럼 각각 개최
중동·아프리카 난민 쏟아진다…한국교회 섬김 역할 고민해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국경의 벽이 높아지면서 세계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지의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나라로 입국한 난민들이 새로운 타문화권 선교의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음전파 전략을 고민하기 위한 난민연구소(소장:김요한 목사)를 열고 지난달 26일 개소예배 및 난민 선교사 난민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새롭게 문을 연 난민연구소 소장은 프랑스에서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와 난민 사역에 힘쓰던 파리제일장로교회 김요한 목사가 맡았다. 난민연구소를 통해 해외에서 난민 대상 사역을 펼치던 한국 선교사들의 경험을 분석하고 자료화해 향후 전개될 한국에서의 난민 사역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김 목사는 아랍과 페르시아 지역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 출신 난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도저히 고향에서 살아갈 수 없는 기후 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유럽은 이미 포화상태다. 세계적으로 천만 명이 넘는 난민을 유럽이 모두 수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자연히 아시아 국가, 그 중에서도 한국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난민 문제의 현실을 짚었다.

난민 수용에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한국 사회와 교회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세계 선교가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가 입국하기도 힘든 지역에서 우리 곁으로 온 난민에게 벽을 높이 세우는 것은 모순적이라며 땅 끝이 우리 옆에 와있다.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지상명령에 순종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난민 선교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중동과 유럽 곳곳에서 난민 사역을 펼치며 먼저 경험을 쌓은 선교사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요르단에서 난민 사역을 펼치고 있는 이요한 선교사는 난민 선교가 중동과 아랍 지역의 민족적 회복으로 확산될 것을 기대했다.

이 선교사는 난민 유입 초기에 난민들은 그들의 형제라고 인식하던 이슬람 NGO와 공동체에 기대했지만, 이슬람 단체들의 윤리적 타락으로 인해 기독교 NGO들에 마음을 열게 됐다. 이후 놀라운 부흥의 역사로 한 도시에만 수천 명의 지하성도가 생기고 무슬림 출신(MBB) 전도자들이 세워지는 등 성장기를 거쳤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지역 무슬림 공동체의 가중되는 핍박과 차별, 감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르단은 오래 전부터 팔레스타인으로 시작해 많은 난민들을 수용해왔다. 아랍 현지 교회도 난민 사역을 통해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선교사 중심의 선교에서 현지인 중심의 선교로 건강하게 전환되고, 아랍교회가 스스로를 난민 사역과 아랍 복음화의 주체로 인식할 때 아랍에서 민족적 변화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키에서 앙카라 이란인교회를 섬기고 있는 최강민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 속 온·오프라인 도구를 이용한 난민 선교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최 선교사는 “20204이란인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이라는 뜻을 가진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페이스북에 매주 15천 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복음 영상과 이미지를 앙카라 주변에 거주하는 이란인을 타깃으로 전송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5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기고 메신저를 통한 복음적 대화가 이어졌다. 동시에 심한 욕설과 비방도 쇄도해 동역하는 지체들이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지금은 이란 정부가 페이스북 이용을 차단하는 바람에 인스타그램으로 옮겨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배도 줌과 유튜브로 진행하지만 참여율은 높지 않은 편이라면서 온라인 사역은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타깃 설정과 접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복음에 관심을 갖고 만화성경을 주문하는 이들 상당수는 코로나가 종료되면 교회를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온라인 텍스트 대화로 깊은 교제를 나누기엔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서 논평을 맡은 장훈태 교수(백석대 선교학)난민과 이주민의 확산은 거부할 수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이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난민 사역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와 돌봄이다. 오직 하나님께 소망이 있다는 믿음으로 나그네를 돌보는 섬김에 한국교회가 헌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22~25일에는 아랍과 페르시아, 유럽에서 난민·이주민 사역을 펼치는 선교사들의 네트워크인 APEN‘M 난민 사역의 회고, 현황, 그리고 협력을 주제로 난민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KWMA 난민선교실행위 코디네이터 김요셉 선교사를 비롯해 모로코에서 사역했던 박다니엘 선교사, KWMA 디아코니아센터 정영수 선교사, 온누리 M센터 노규석 목사, 희망의마을센터 정연주 선교사, 튀니지에서 사역했던 안석열 선교사 등이 발제를 맡아 사역 사례를 전했다.

장한평에서 난민을 섬기고 있는 정연주 선교사는 난민들의 특성을 분류해 각 교회와 단체가 특화된 사역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정 선교사는 한국에는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1,091, 인도적 체류자가 2,370, 심사 대기자가 20,094, 불법 체류자가 39만 명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난민, 혹은 이주민으로 통틀어 부르지만 이들의 특징이 모두 다르다면서 이들이 처한 상황은 물론 연령대와 성별 등으로 분류해 각 그룹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효율적인 분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 선교사는 또 많은 이들이 난민들은 한국에서 어디에 살고 있는지’, 혹은 난민들은 모두 남자 청년인지물어보신다. 하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얼마동안 우리와 함께 살 것인가의 문제다라며 심사 대기자나 불법 체류자는 짧은 기간 한국에 머물고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른다. 이 말은 곧 우리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시간이 무한정 주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선교사가 들어가기 힘든 지역에서 온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쉽게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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