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코로나시대 유기적 교회론
상태바
장기적 코로나시대 유기적 교회론
  • 김종생 목사
  • 승인 2020.12.08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년 1월 코로나가 뉴스의 앞머리를 장식할 때만 해도 봄철만 지나면, 혹은 여름철인 상반기만 지나면 되는줄 알았다. 우리 교계에서 자주 인용해 온 다 때가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뇌며 인내의 한계를 늘리려고 애를 써왔다. 교회의 최대명절인 성탄절이 다가오지만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연말의 동장군 앞에서 오히려 확산의 여세를 떨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8일부터 3주간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각각 2.5단계, 2단계로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발표가 있었다. 2.5단계로 격상되면 비대면 예배만이 허용되고, 온라인 예배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는 인원도 전체 좌석 수의 20%에서 20명 이내로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코로나로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온 세계가 ‘셧다운’됐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모든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경제는 엉망진 창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코로나는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종교적인 활동을 제약해 왔는데 이제부터는그 단계가 상향조정되니 더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교회에서 그토록 소중히 여겨온 예배를 성탄절에 자유롭게 드릴 수 없게 되니 교회연합 기관인 한교총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상가 교회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쩔 수없이 공론화 되기 시작한 예배처소 공유제 역시 코로나의 자취다.

김포명성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처소를 시간제로 나누어 쓰는 일이 확산되어 15개 교회나 되었고, 장로교단의 한 노회는 예배처소 공유제를 본격적으로 총회에서 논의해 달라는 헌의를 하기도 하였다. 상가 교회 임대료 문제가 구체화되면서 봇물 터지듯 나온 공유공간으로서의 예배당 문제는 교단을 넘어서는 다양한 현안이 되었다.

미자립교회가 70~80%나 되는 한국교회 상황에서 한국개신교 목사들의 생존과 존립 자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지난 11월 8일 성직자로서 수입의 한계가 분명한 현실 가운데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중직목회자연대’가 창립 되었다. 전통적인 직업개념이 몰락하고 다중직, 다중역할사회로 변화하는 것에 발맞추어 ‘이중직목회’를 시대와 소통하는 선교, 목회적 대안으로 제안하며 나선 것이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교회에 닥친 문제가 위에 적은대로 심상치 않은 형국이지만 우리의 아픔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조금 달라야 한다. 어느 교단이 1,135개의 교회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68,8%의 교회의 헌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재정의 현실은 교회 내 인력 감축으로 부교역자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지원해 오던 선교 및 봉사 단체에 대한 지원축소와 단절로 나타나고 있다.

수입이 줄어들었으니 지출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겠으나 그 과정과 방식은 달라야 한다. 우리가 강조해온 유기적 교회론은 이론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적 신앙고백이다. 교회는 건물이전에 사람이고, 교회는 조직이기 이전에 생명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에 나타난 어려움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성급함보다는 우리의 선교파트너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지혜를 모으는 방식이 좋을 것으로 보여진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시행하여 해고되는 노동자의 문제가 사회의 큰 과제로 남는 방식보다는 우리는 한 몸이니 어떻게 고통분담을 해야 하는지를 주님께 진심으로 묻고 당사자와 진지하게 모색해 가면 좋겠다. 사람은 돼지와 다르기 때문에 인격적으로 대하며 시련의 때인 이 코로나를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지를 함께 찾아가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한 지점이다. 금년 성탄절에는 더더욱.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