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달라”…남은 자들의 처절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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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달라”…남은 자들의 처절한 호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1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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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후 ‘도미노’ 현상 우려
경험자들 한 목소리로 “살아 있기를 잘했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7.8명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 사망률도 26.9명으로 지난해 대비 0.9%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우울감이 증대되면서 지난해 대비 자살률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7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8월까지 전체 자살 시도자의 수가 1만5,09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명이 자살했을 때 평균 6명이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도미노처럼 번지는 비극에 대한 예방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대중적 호감도가 높았던 유명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유명인의 경우 충격의 여파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자살 시도를 했다가 극복한 이들은 이런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30년 전 사업 실패로 죽음의 문턱 앞까지 갔다가 제빵 기술을 배워 지금은 천안에서 선교적 빵집을 운영하는 한만호 목사는 “누구든 생활고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고 말했다. 한 목사는 “마지막 남은 것을 다 잃어서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런 길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싶다”고 했다.

스스로 자살자 유가족으로 지금은 다른 자살자 유가족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남겨진 유가족을 향해 ‘불화 때문에 죽었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며 “유가족들은 자살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서로 아픔을 나누며 편견을 벗어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사무총장 장진원 목사는 “흔히 자살이라고 하면 극심한 스트레스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 위험한 이들은 우울, 조울, 조현 등 정신건강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장 목사는 “의학적 도움이 아니라 잘 쉬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등 ‘일상적인’ 도움을 통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경우가 90%라면 나머지 10%는 정신질환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후자가 자살 관련 소식에 훨씬 취약하다”며 “교회에서도 유형별로 분명한 구분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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