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따니미 도아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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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따니미 도아서여~~!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8.11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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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19)

 

“모따니미 도아서여~~!”(목사님이 좋아서요)


지난 금요일 기도모임이 끝난 후 각자 기도하고 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단 의자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한 녀석이 다가와 제 품에 안겼습니다. 올해 다섯 살 된 제 친구 지한이었습니다. 제 품에 꼭 안긴 녀석 귀에 슬쩍 물었습니다.

“왜 왔어?”
“모따니미 도아서여~~”
“혼자 왔어?”
“아니여~~ 엄마 저기 있어여~~”
“우리 지한이도 기도 많이 했어?”

기도 말이 나오자 벌떡 일어서더니, “갈래요~~ 빠이 빠이” 하며 손을 흔들고 기다리고 있던 자기 엄마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사실 그날 낮에 교회 카페에서 봉사하시는 자기 할머니 김오례 권사님을 따라 녀석은 교회에 왔습니다. 손님이 몇 분 계시고 녀석은 밖에서 킥보드를 타고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저를 발견하더니 킥보드를 버리고 달려와 여느 때처럼 안겼구요~

“목사님이 맛있는 거 사줄까?” 했더니 “네~~” 해서 가게로 손잡고 가던 중에, “모따님~ 저기 로보트 디게 많은 데 있어여~” 하는 겁니다.
아마 홈플러스 장난감 코너를 얘기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 장난감이 그렇게 많니?”
“네~~ 디따 많아여~~ 아빠랑 엄마랑 저랑 갔었어요?”
“그럼 먹는 거 말고 로보트 사줄까?”
“네~~ 그럼 좋죠~~!” 협상이 돼서 홈플러스 장난감 매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밖에 있는 카트를 보더니 그 안으로 홀랑 들어가 버렸구요. 저는 밀고 녀석은 익숙하게 저를 홈플러스 안으로 인도했습니다.
“더 가세요~~ 빨리 가세요~~ 마니 마니 사주세요~~”


장난감 로봇 몇 개를 사주니 녀석은 입이 귀에 걸리고, 그 다음부턴 저는 안 보이고 녀석의 눈엔 로보트만 보이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엄마 따라 기도모임 나온 녀석이 예배드리고 가던 중 강단에 있는 저를 발견하곤 제게 고맙다고 인사하러 올라온 겁니다.


지한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교회와 함께하는 아름답고 복된 인생이 되길, 교회에서 크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길, 누군가를 많이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구요.
때로 이런 꼬마 친구들 때문에 슬며시 미소 지을 수 있는 목회…. 참~! 재미지지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어린 꼬마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함께 무언가 할 수 있는 공동체는 이 지구상에 교회밖에 없구요. 주님이 허락하신 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선하고 복되고 행복하고 재미지게 만들어 가는 게 우리 어른들의 책임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새벽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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