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수준 높아졌지만 전문성 더 깊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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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수준 높아졌지만 전문성 더 깊어져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2.1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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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2020년도 강도사고시 평가 좌담회 개최
이승수 목사 “전체적으로 잘 준비된 후보자 많아”
정종현 목사 “교단 자긍심과 노회 소속감 강조해”
최도경 목사 “성직의 중요한 가치 기억해 사역하길”
지난 6일 강도사 고시 면접을 마친 후 올해 시험에 대해 평가하는 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승수 목사, 정종현 목사, 최도경 목사)
지난 6일 강도사 고시 면접을 마친 후 올해 시험에 대해 평가하는 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승수 목사, 정종현 목사, 최도경 목사)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예비 목회자 321명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백석예술대학교와 총회본부에서 총회 고시위원회(위원장:이승수 목사)가 주관하는 강도사고시를 치렀다.

이들은 필답고사부터 강도실기와 면접, 올해는 인성검사까지 바쁜 수험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수험생들 곁에는 15명의 고시위원들이 함께했다. 고시위원에는 전 총회장부터 교단 내 중진 목회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총회가 그 만큼 고시를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면접까지 전체 고시 일정을 마친 지난 6일 총회본부에서 이승수 고시위원장과 고시위원 최도경 목사, 정종현 목사를 만나 올해 강도사고시 전반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시위원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자원들이 응시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영성과 야성의 보완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을 제안했다.

이승수 목사는 “전체적으로 반듯하게 훈련이 된 분들이 많이 왔고, 학문적으로 잘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면서 “과거와 달리 목회의 높아진 진입장벽으로 인해 어떤 사역을 할 지 갈등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정종현 목사는 “다른 신학교에 비해 백석대학교는 영성훈련을 잘 하고 있지만, 목회자가 되려면 학문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영성을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발견했다”면서 “응시생들에게는 교단에 대한 자긍심과 노회 소속감을 면접에서 중요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임기를 마치고 고시위를 떠났다 이번 회기 복귀했다는 최도경 목사는 “고시를 치르는 모든 과정이 이전보다 더 틀을 갖춰가는 것 같다”면서 “강도사 고시의 질과 수준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강도사고시를 주관한 위원들이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승수 목사는 “우리 교단 교회에서 사역하지 못해 우리가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선배 목회자들이 후배 신학생들을 부교역자로 써주어야, 노회와 총회 정체성을 갖고 함께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신학교육에도 현장 목회자들이 더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제안했다.

최도경 목사도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잘 배운 신학생들이 다른 교단으로 가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다. 교단 안에서 머물며 실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현 목사는 “목회를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신학교육을 부탁하고 싶다. 목회가 다양해진 만큼 다양한 사역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려주길 신학교에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특별히 올해는 교단 사상 첫 인성검사가 시행돼 주목됐다. 본래 인성검사는 필답고사 이전에 치러져 그 결과를 면접에서 활용할 수 있지만, 올해는 다소 늦어져 필답고사 이후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검사는 정서적으로 균형 잡힌 목회자들을 배출해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하고 깨닫는 시간이 됐다. 고시위는 다음 회기부터 시험 일정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수 목사는 “12월경 고시일정을 공지하지만 그렇게 되면 준비기간이 너무 짧다. 올해는 9월 총회에서 고시위가 구성된 이후 바로 일정을 미리 공지해 미리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고시위가 더 전문성과 연속성을 갖출 수 있도록 고시일정 전반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교단의 바뀐 헌법과 규칙을 기반으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정체성을 더 담아내는 문제집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강도사고시 수험생뿐 아니라 교단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도 고시위원들에게 물었다.

최도경 목사는 “세상의 어떤 가치보다 복되고 소중한 것이 성직의 가치라는 점을 많이 이야기했다. 인생 최고의 가치를 잊어버리면 목회자의 모든 역량과 기량을 잃어버리고 사역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고 예비 강도사들에게 당부했다.

정종현 목사는 “총회와 신학생들이 사역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어야 인재들이 타 교단, 큰 교회로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선배 목회자와 후배 신학생 간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승수 목사는 “후배 신학생들을 위해 교회들이 장학금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좋은 후배를 길러야 교단을 맡기고 우리도 떠나갈 수 있다. 그래야 명문 교단이 될 것이라는 것이 우리 고시위원들이 바라는 마음”이라고 교단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요청했다.

한편, 고시위는 최종 강도사고시 심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필답고사와 강도, 논문 우수자 각 2명, 총 6명에 대해 시상할 계획이다. 시상식은 오는 3월 예정된 강도사 합격자 교육에서 있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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