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넘어선 긍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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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넘어선 긍휼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9.07.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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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얼마 전,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하게 폭행한 한국남편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무려 3시간 동안 두 살배기 아이 앞에서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필자 역시 오랜 이민 생활을 해보았기에 더욱 공감되었고, 가슴이 아팠다.

야고보서에도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님도 차별을 받으셨다. 나사렛이라는 출신 지역과 목수라는 직업적 특성이 예수가 메시아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

야고보도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단지 자신의 형으로만 생각했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일이 있겠는가?’라며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다. 교회에도 많은 차별이 있었다. 당시에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회당에 모였다. 그런데 이 회당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금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과 ‘더러운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다.

이런 것을 두고 야고보는 ‘악한 생각’이라고 하였다. 살인, 간음, 거짓말, 폭력만 악한 것이 아니라 차별도 악한 일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야고보는 ‘Don’t show favoritism!’, 차별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럼 차별은 2천 년 전만의 일일까?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에도 차별은 여전하다. 이것은 일반 사회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에서도 목회자를 청빙할 때 기존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이력서를 사용하고 있다. 학연, 지연, 배경 등으로 차별적인 목회자 청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회도 세상의 기준을 똑같이 사용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교회 안에서도 차별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야고보서는 말한다. “차별하지 말라!”(Don’t show favoritism) 우리는 이 말씀을 얼마나 삶에 적용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런데 한 단계 더 나아가 차별을 넘어 긍휼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 누가복음에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한 사마리아인은 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모른 채 지나갔지만 사마리아 사람만큼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자신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며 차별을 몸소 경험하는 신분이었지만, 그럼에도 선한 사마리아인은 그 사람의 배경이나 환경을 보고 어려움에 처한 자를 도와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현재 상황만을 보고 “불쌍히 여겨” 도와주게 된다.

기독교인은 차별을 넘어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을 향해 어떻게 행하셨는가? 나의 이력서를 보며 차별적으로 대하셨는가? 어느 하나 받아들일 만한 이력과 조건이 없는 우리들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긍휼의 마음으로 ‘나’를 받아주셨다.

차별을 넘어 긍휼을 몸소 보여주신 예수그리스도처럼 진정한 신앙인은 차별을 넘어 긍휼의 삶을 살아야 한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사명인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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