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회복지는 전도의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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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사회복지는 전도의 도구가 아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6.25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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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봉, 제2회 디아코니아포럼 개최…‘한국교회 복지사역 과제’
강남대 이준우 교수, “교회가 할 수 있는 공공성 사역 찾아야”
▲ 한국교회봉사단은 지난 2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2회 디아코니아포럼을 개최했다.

교회의 사회복지 사역이 전도의 도구로 수단화 되는 것에서 이제는 벗어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연합봉사단체 ‘한국교회봉사단’(공동대표회장:이영훈, 정성진, 고명진, 소강석 목사)은 지난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한국교회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제2회 디아코니아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제를 한 강남대 이준우 교수(한국기독교사회복지실천학회 회장)는 “한국교회는 사회복지 사역으로 지역주민과 사회를 섬기기 위해 활발하게 참여해왔지만, 실천과 운영에 있어서는 시혜적이고 자선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었고, 공공성보다 개별 교회 중심적이었다”면서 “특히 사회복지 활동을 목회의 도구로 인식하고 특화된 서비스가 부족한 문제가 발견됐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개했고, 국가의 복지사업이 감당하지 못하던 때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복지영역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다른 민간분야가 활발한 만큼 교회의 복지사업에는 변화가 분명 요구되고 있다. 

이준우 교수는 주요 11개 교단별 사회복지사업 부서와 주요사업, 55개 기독교 사회복지법인의 사업, 기윤실 좋은교회상 수상 106개 교회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사회복지 사역이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와 선교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교회 공동체 일원들을 위해서만 사회복지 실천을 하거나 시설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필요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무도 가지 않는 선구적이고 창의적인 기독교 사회복지 사역을 실현해야 하며, 지역사회와 공동 현안으로 교회의 이익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 협업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한국교회 사회복지 사역의 변혁을 위해서 여섯 가지 과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 공공신학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준거 틀’ 개발, △ 시혜적 차원에서 인권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 △ 예언자적 사회행동 기능의 수행, △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 △ 복지친화적인 지역사회 추구,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실천 등이 그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인정받을 뿐 아니라 사랑받기 위한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 의존하기보다 교회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실천, 지역사회와 안전망 네트워크 구축, 지역사회 복지기관과 협조,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지역교회 연합운동 수행, 지역화와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이후 토론에서 지구촌사회복지재단 이정우 상임이사는 “대부분 교회들이 순수하게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지만 일부 조건을 내세우는 교회들로 인해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전도 수단으로 여기게 만들고 있다”면서 “사회복지 영역에서 당연히 영혼구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혜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장로교복지재단 정신천 사무총장은 “교회가 사회복지에 참여할 때는 교회의 양적성장 추구를 목표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지역주민과 사회를 섬기는 원칙을 갖고 해야 한다”며 “교회가 손해를 보더라도 분명하게 공공선을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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