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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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교회
  • 승인 2003.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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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성장은 세계 교회가 볼 때 경이적인 현상이며, 선교적 열정과 헌신도는 자타가 인정하는 현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종교선호도에 관한 통계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가 교회를 곱게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교회 문제는 한국교회가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어떤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인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선교동기의 순수성 회복
한국교회는 분명히 선교의 열정은 있으나 그 동기의 순수함을 상실한 것 같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현실주의와 결과주의에 깊이 젖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기독교 복음은 가시적 결과만으로 본질의 실천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

세속주의적 원리와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교회는 목회와 선교활동에 있어서 순수성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를 개척할 때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도구로 일할 뿐이다.

2) 교회의 코이노니아의 회복
교회의 본질적 차원을 여러 가지 면에서 고려할 수 있겠으나 지교회 체제와 관련하여 가장 심각하게 손상된 것은 교회의 코이노니아 측면이다. 성장제일주의가 초래한 폐해는 바로 코이노니아의 상실로 이어진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개교회 확장과 혼돈할 때 교회의 가장 중요한 본질인 지체의식을 망각하게 된다. 그러나 교회는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로서 모든 교회들이 연합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하고 있다. 앞으로의 교회는 에큐메니컬 정신으로 지역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

다른 교회를 배려하고 약한 교회를 세워주며 함께 지역과 한국사회를 복음화하는 일에 각 교회들이 소유한 자원을 동원해 힘을 합하여야 한다.

3) 연대적 성장: 지교회가 아닌 분립개척 모형
성장은 생명 있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건강한 교회는 성장하게 마련이다. 자연적 교회성장을 주창하는 크리스천 슈바르츠는 교회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장은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교회의 열매다. 그런 점에서 건강한 교회의 장애물은 방법 지향적 사고방식이며, 양적 성장만을 추구해 성장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성장론이라고 지적한다.16) 바람직한 교회성장은 연대적 성장을 지향해야 한다.

4) 세상을 책임지는 교회로 전환
교회는 세상을 위해, 세상을 향해 책임 있는 존재로 나아가도록 부름 받았다. 교회는 자신의 유지나 확장을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세상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세상을 위한 성장은 우선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와 필요성이 무엇인가를 파악한 후에 상황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역에 속한 사람들을 단지 교회로 모으기 위한 선교전략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모형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것은 교회의 사회봉사적 활동으로 실천된다. 이것은 단지 교회가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존재하는 성육신적 모형을 따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5) 하나님의 선교 패러다임으로 전환
로버트 허드너트(R.K.Hudnut)는 그의 저서 <교회성장이 포인트가 아니다>(Church Growth is not the Point)에서 진정한 교회의 역할은 교회의 수동성을 회복하는 데 있음을 역설한다. 그의 주장은 교회성장에만 몰두해 있는 한국교회에 중요한 통찰을 주고 있다.

교회의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응답의 방식으로 수행되는 것이기에 수동성을 회복하면 그에 따라 능동적인 활동도 뒤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응답으로 주어진 행동, 즉 수동적 활동이야말로 참으로 강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교회는 하나님이 일하시기보다 우리가 일하려고 했고, 복음의 확장보다는 교회의 확장을 더 중시했다고 지적한다.(25) 하나님 나라의 도구로서 교회는 수동적 행위를 회복해야 한다.

개혁교회는 자신을 상대화할 수 있는 토대에서만 교회의 본질을 잃지 않고 올바른 선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세상을 향한 올바른 선교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자기비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교회만이 건강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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