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주의 도전-송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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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주의 도전-송인규
  • 승인 2003.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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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21세기를 가리켜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한다. ‘포스트 모던’(post-mordern)이 모던의 연속인지 어니면 반동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어쨌든 서양을 사로잡았던 계몽주의적 세계관이 그 중요한 양상에서 퇴조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확실히 포스트 모던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모던의 박동소리는 어느 새 굉음으로 변하여 우리의 사고방식, 가치관 및 삶의 패턴에 대해 총체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빈번한 회자가 주로 예술과 건축이나 대중문화, 문학에 있어서 해체이론들과 관련해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은, 철학과 과학 등 이론적 탐구의 중심부 역시 결코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소용돌이로부터 면제된 것은 아니다. 신학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줄기찬 도전으로 인해 격변을 겪어야만 했다. 이 괴물에 맞서 피흘리기까지 싸우면서 과거의 이론적 기초를 공고히 하든지 아니면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맺고 심기일전한 새 모습으로 둔갑하든지 해야 했다.

이것은 기독교윤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기독교윤리 입장에서 볼 때 포스트모더니즘과 맞물린 가장 큰 도전은 ‘상대주의’다.

만일 상대주의, 특히 윤리적 상대주의가 참된 가르침이라면 기독교윤리는 커다란 타격을 입고서 전통적 입장을 근간부터 수정하든지 아니면 아예 폐기해야 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윤리적 상대주의의 명확한 정의는 존 래드에게서 발견된다. “윤리적 상대주의란 행위들의 도덕상 옳음과 그름이 사회마다 서로 다르다는 교리이고, 또 모든 시대 모든 사람들을 묶어 놓은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도덕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교리다. 따라서 이 교리에 의하면,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의 옳고 그르고 문제는 그가 속한 사회가 결정하기 나름이고 그 사회와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독교윤리는, 객관적이어야 하고 특히 포스트모던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 조차 여전히 윤리적 객관주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포스트모던시대에도 여전히 우리는 하나님 말씀에 기초하여 윤리적 객관주의의 적실성을 주장할 수 있으며 또 이것만이 상대주의의 오류와 공격을 퇴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천명한다.

/합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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