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목회자상의 단상
상태바
참목회자상의 단상
  • 승인 2003.10.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시대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회자상은 교회의 낮예배 참석자가 얼마인가보다 현재 자기 교인 한사람 한사람이 어떤 형편에 있는지 더 깊은 관심을 가지는 목사의 모습이 돼야한다.

교회의 수적 성장에만 관심을 보이고 교인 개개인의 상태와 영적건강에 무관심한 것은 목회의 목적이 영혼들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목회자 개인의 성공과 야망을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가 있다.

참 목회자라면 목회를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기의 야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마음을 제거할 것이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체적인 생활과 영적 형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 총제적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데에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자기가 목사된 것이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이 시대에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회자상은 교회로부터 무엇을 얻기위해서가 아니라 교인들에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 목사가 있다는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 목회자는 교인들을 생각할 때 무엇이든 자기가 주어야할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영적으로 뿐만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그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목회자들은 자기가 교인들에게 영적인 것을 주므로 교인들은 육적인 것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바울도 고린도교회를 향해 “우리가 너희에게 신령한 것을 뿌렸은 즉 너희 육신의 것을 거두기로 과하다 하겠느냐?”(고전9:14)고 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자신은 교인들이 그에게 물질을 줄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교인을 위해 물질까지도 기꺼이 주고자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아가 바울은 재물 뿐아니라 자기의 생명까지 교인들을 위해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울은 그처럼 교인들을 사랑했다. 좋은 목자는 양들로부터 젖과 고기와 털을 얻어내는데 관심을 가지기 보다 양들을 먹이고 지키고 돌보는데 몰두하는 자가 아닌가.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존경을 잃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부자들에게는 친절한 반면 가난한 교인에게는 무관심하고 냉담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주어야 할 사람’으로 인식함으로써 부끄러운 이유로 위기에 몰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고신대신대원 교수·도서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