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효’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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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효’의 달이다
  • 류춘배 목사
  • 승인 2016.04.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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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배 목사 / 정남중앙교회

필자의 부모님은 일찍이 자식을 얻지 못하다가 늦게 형과 누나, 그리고 막내인 나를 낳았다. 부모님은 동네에서 양조장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 논과 밭을 사셨다고 한다. 배고픈 시절 태어날 자식들에게 쌀밥을 먹이고 싶어서라고 하셨다. 그리고 늦게 우리 형제들이 태어났고, 자식들 교육에 좋지 못하다며 양조장을 접고 정미소를 시작하셨다.

정미소를 운영하시며 어렵지 않게 살던 우리 집에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 필자가 어린 나이에 불장난을 하다가 옆집 전체가 불에 타버린 것이다. 옆집 주인은 새집을 지어달라는 요구 대신 정미소를 달라고 했다. 그 일로 아버지는 사업채를 넘겨드리고 500미터 밖 신작로 인접에 새로 집을 빗고 동네를 떠나 농사일에만 전념하셨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 젖배를 고른 필자는 배앓이를 자주했고 그럴 때마다 하루 종일 논밭에서 고된 일을 하신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나를 밤새도록 업고 재워주셨다. 자식 사랑이 지극하여 힘들다는 말조차 한번 하지 않으셨다.

요즈음 딸아이가 출산을 하고 집에 와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방과 거실이란 좁은 공간에서 생활한다. 하루는 손녀가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대자 신생아를 품에 앉고 새벽1시까지 씨름을 하면서도 불평하지 않고 도리어 어린 딸에게 양해를 구하는 딸의 모습을 보았다. “엄마가 초보라 너를 편안하게 해 주지 못하고 불편하게 안아주어서 미안하다”며 찬송가와 동요를 수십 곡씩 불러가며 간신히 잠을 재우는 것이었다.

그 딸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아기를 받아 안고 두들기고 기도하면 고맙게도 손녀가 새근새근 잠을 이루어 다음날 새벽을 맞게 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학교 교사로 활동적이었던 딸이 엄마가 된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의 딸을 위해 고생도 마다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부모님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효의 달을 맞으며 그 부모님들이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효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어버이를 공경하여 높이고, 둘째, 어버이를 욕되게 하지 않으며, 셋째, 어버이를 모실 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는 일이다. 옛말에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라는 말이 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멎지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그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꼭 내 처지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또 反哺之孝(반포지효)라는 사자성어도 있다. 미물의 까마귀도 태어나 날기 시작하면 어미의 깃털을 뽑아 날지 못하게 한 다음 먹이를 물어다가 효도한 후 새 깃이 나와 날게 되면 어미 곁을 떠났다는 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의무요 책임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땅의 축복을 약속하신 것이니 이것이야 말로 ‘一石二鳥(일석이조)’아닌가, 고로 즐겁게 부모님께 효도해보자. 부모님 손을 잡아보자. 그리고 함께 집 밖을 걸어보자. 말동무가 되고 말씀을 청종도 해보자.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안아도 보자. 지금 내 곁에는 그렇게 하고 싶으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기억하고 주어진 축복의 기회를 흘러 보내지 말자. 가정에서 부모님을 공경치 못하는 이가 어떻게 바른 목사가 되겠으며, 장로, 집사가 되겠는가? 장관과 국회의원이 되었다 한들 그게 사람으로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축복의 달 5월이다. 전에 못하였던 효를 실천해보자. 그것이 믿음이고, 자녀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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