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대북제재, 기독교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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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대북제재, 기독교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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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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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UN안보리에서 57일 만에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습니다.

70년 UN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조치라고 합니다. 거의 모든 조항이 의무화 되어 있어 김정은 정권에 상당한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 예상하며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서 김정은 정권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북제재 결의 10시간 만에 곧바로 동해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 유엔제재에 반발하면서 앞으로 연속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리 주변의 초강대국들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정권 하나를 무너뜨리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조차도 힘을 가진 세계 열강들이 나서주기를 호소하며 이번 UN의 제재조치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강력한 유엔의 제재를 통해 결국 북한은 손을 들 것이며 통일을 빨리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모든 사건 속에서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 하시는지를 알고 우리는 순종해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릴 강력한 힘을 원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고 하십니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하기 때문입니다(마 26:52). 힘을 쓰는 자는 반드시 힘으로 망하게 됩니다.

제가 독일의 통일을 부러워하는 것은 칼과 총으로 이룬 통일이 아니라 교회에서 묵묵히 기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은 성숙한 사람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복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UN제재를 기독교인들은 마냥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해서도 안 되고 북한이 저렇게 망해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가슴 아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국제정세 속에서 기도하며 늘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내게 부어지면 우리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이 시대 속에 내가 들어간다 해도 결국은 죄악밖에 낳을 것이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피하지 않고 그 속에 우리가 머물러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질 때 언젠가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땅을 구원해 내시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실 것을 확신합니다.

평화에 대한 참된 해답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무리 절망스럽게 보이더라도, 그 시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틀림없이 망합니다. 우리가 힘을 쓰지 않아도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일에 대한 욕심 때문에 힘을 써서 빨리 북한을 망하게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욕심은 결국은 또 다른 화를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현재 상황에 불안해하며 염려하며 그래서 무엇인가 확실하고 더 강력한 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도 가운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배워가며 내 삶의 현장 속에 들어가서 ‘용서와 화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인이 취해야할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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