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졸속합의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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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졸속합의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03.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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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통합, '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정기 수요시위 주관... 종로거리 평화행진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지난 2일 제122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주관했다.

“상처받지 않은 사람들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는 따스한 봄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전쟁의 광기에서 어떻게 데리고 나와야 할까요?”

올해 25년째 매주 수요일이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법적배상을 촉구하며 열리고 있는 수요시위. 특히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졸속합의 이후 수요시위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지고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3.1절 직후 맞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채영남 목사)가 주관한 수요일 제1220차 집회에서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교계 사역자들의 외침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12.28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일본 정부 인사들의 망언과 UN 등 국제기구에서도 면피성 태도를 일삼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수요시위에서 인사말을 전한 예장 통합 채영남 총회장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생각하면 어머니들을 뵐 낯이 없다.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치유도 있고 용서도 있을 수 있다”면서 “위안부 졸속 합의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통합 채영남 총회장,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치유도 용서도 있을 수 있다. 위안부 졸속합의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채 총회장은 “일본 정부는 평화의 소녀상을 송곳 혹은 눈엣가시처럼 생각해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소녀상들은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역사를 정확히 기억해야 참된 평화를 알고 평화적 통일의 미래로도 나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예장 통합 제100회 정기총회에서 드려진 헌금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쓰기로 함에 따라, 이날 일본군 ‘위안부’ 정의의 기억재단 설립에 보태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측에 전달했다.

정대협 공동대표 한국염 목사는 “정의와 기억재단을 통해 바른 역사를 기록하고 일본 정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이끌어내는 활동을 다할 것”이라며 “통합총회가 후원한 모금액이 씨앗돈이 되어 더 많은 교회들이 참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이날 한일 정부의 12.28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윤 대표는 “한일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 중심의 접근방식을 무시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며, 정작 협상 결과는 조약도, 문서도 아닌 기자회견 형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다시는 제기하지 않겠다는 말도 안 되는 합의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표는 “한일 합의 이후 여전히 일본은 소녀상 철거해야 한다, 10억엔 출연기금은 배상이 아니다. 위안부 강제연행 증거는 없다면서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3.1절 97주년을 맞은 우리의 자리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 이후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 예장 통합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의를!'이라는 피켓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 함께해 연대발언을 전한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는 “역사의 진실을 덮어버리고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 일본이다. 부끄럽게 우리 사회 안에서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과거를 통해 현실을 볼 줄 아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정금교 목사는 “우리가 약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 나쁜 것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받드시 법적 배상을 받아내 세계평화의 길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가장 약한 국민의 편을 드는 정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현장에서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의 즉각 철회', '일본 정부의 국가적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에 따른 조치 이행', '평화의 소녀상 보전'을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됐다.  

수요시위 후에는 참석 목회자들이 종각에서 종로 5가 여전도회관까지 거리를 침묵으로 걸으며 평화행진을 진행했다. 평화행진 후에는 여전도회관 김마리아홀에서 교회협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와 통합 독도수호 및 동북아평화위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억 투쟁’을 주제로 동북아평화포럼이 진행됐다.

▲ 수요시위를 마친 사역자들은 종각에서 종로 5가 여전도회관까지 침묵하며 일본의 사죄와 법적배상, 12.28합의 철회를 촉구하는 평화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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