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목회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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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회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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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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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배 목사 / 정남중앙교회

목사가 되겠다고 함께 신학교에 입학해서 공부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나이 환갑에 들어서게 되었다.

얼마 전 함께 공부했던 친구 목사가 찾아왔었다. 나와 같은 지역에서 탄탄한 목회를 자랑하는 최기용 목사이다. 늘 같은 관내에서 목회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같은 시기에 교회를 건축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격려하면서 목회일념으로 지내온 사이다. 최 목사는 국내 대형교단인 예장 통합에서도 가장 큰 평양노회에서 노회장을 역임했으며, 임기 동안 부총회장을 배출하는 일에 큰 역할을 했고, 지역 미자립교회도 소문 없이 섬기기도 했다. 또 지속적으로 공부하여 박사학위도 취득하여 평생교육원에서 교수로도 봉사했다. 담임하는 교회도 든든해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한 교회다.

지역사회를 위해 요양원도 운영하고 관내에서 소문난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으며 소외계층을 섬기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정년을 앞두고 이제 정리해야 할 때인데 느닷없이 나에게 찾아와 교회를 사임하겠다는 통보를 전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에 시골로 내려가 교회를 개척하겠단다. 더 늦기 전에, 주님 앞에 가서 야단맞기 전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나는 꿈이 아닌가 싶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노후가 보장되는 교회를 떠나 어려운 목회의 길을 선택하려는 최 목사에게 난 아무 말도 못했다. 교회를 세우고 영혼을 구원함이 목사의 최고 사명인데, 참으로 이 시대에 보기 드문 목사님이시니 그저 존경할 뿐이다. 이 시대에 이런 목회자도 있음을 감사하게 됐다. 아울러 목사님의 뜻에 함께하신 사모님이 더 대단하시고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다. 지금 그 목사님 내외는 농촌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또 한 분은 정동명 목사님이다. 20여년간 군목으로 멋지게 사역했다. 군목생활 중에 군인교회를 여럿 건축했고, 가는 부대마다 거룩한 흔적을 남겼다. 힘들게 사역하면서도,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일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감당하시는 모습이 늘 감동이었다. 두 자녀들도 훌륭히 키워 아들은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직·간접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으니 부모로서도 성공한 분이다. 군을 떠나면서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신도시에 교회를 아름답게 건축하셨고, 지금은 중대형교회로 크게 성장해 한참 즐겁게 목회하고 있다.

언제나 한국교회는 젊어져야 미래가 있다고 말하며 성도들에게 조기은퇴를 말씀하시면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늘 감동이다. 그래서 친구이면서도 목사님 앞에서는 어려워 늘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 고귀한 목회의 길을 걷고 계시면서 지난주에 교회를 부목사에게 물려주고 다시 개척을 하겠다고 선언하셨다는 소리를 듣고 솔직히 가슴이 덜컥했다. ‘어떻게 하시려나’ 솔직히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개척교회가 힘든 시대에 말이다. 

그러나 능력의 주님을 절대 의지하는 믿음을 몸소 보여주신 목사님이시기에 나는 믿는다. 그리고 위 두 분의 친구 목사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마지막 10년을 주님을 위해 불태우겠다는 사명 앞에 고개를 숙여 기도하며, 두 손을 모으게 된다. 이런 귀중한 목사님이 나와 함께 한다는 사실이 행복하게 느껴져 눈물을 흘리며 기도한다. 나이 60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은퇴와 노후를 준비하게 되는데, 다시 시작하는 그 믿음의 용기를 가졌으니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한 교실에서 공부 할 때도 그렇게 모범적이시더니 목회의 끝도 그렇게 멋지게 장식해 가는 최 목사님과 정 목사님을 바라보며 시끄러운 교계에서도 희망을 갖게 된다. 이런 목사님들이 계시니 우리는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진정한 주의 종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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