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가 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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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가 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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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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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기 목사·예수로교회

남편의 애절한 사랑에 아내가 묻는다. “왜 당신은 나를 이토록 사랑하시나요?” 남편의 고백이 찡하다. “내가 그토록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을 잃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요.” 요즘 어느 TV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다. 사랑에 매임은 사랑하는 자에게는 행복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주고 희생하지만 모든 것을 얻고 누리는 행복이다. 어느 가난한 신혼부부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다.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줄 선물을 사기위해 자신의 손목시계를 판다. 아내는 남편의 끊어진 손목시계의 시곗줄을 선물로 샀고, 남편은 아내의 아름다운 금발머리를 다듬어 줄 금장 빗을 선물로 샀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들 부부가 주고받은 시계 줄과 금 빗은 이들이 일생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 나오는 얘기다. 서민의 애환을 유머와 페이소스(pathos)로 그려낸 이 소설의 원제목은 동방박사의 선물(The Gift of Magi)임을 알아차리자.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보배 합이 오늘 우리가 준비하여야할 성탄의 예물임을 고백하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셨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요.(마20:28)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하심이다(눅19:10) 대나무의 기상과 올곧음은 매듭에 연유한다. 속을 비워 마디를 만들고 매듭을 지어 한 칸을 자라나듯 비움이 채움이요 넓힘이 높임이다. 인자가 온 것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임마누엘 하심이다. 마구간 같은 심령이라 할지라도 성결과 정직의 빗장을 풀면 우리를 성전 삼으시고 심령천국을 이루심이다. 연말 정국이 어수선하고 작금의 역사바로세우기 국정교과서 문제로 우리의 주변이 경직되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이 설정하시고 입력하신 모든 역사와 교육의 모판이요 구속사의 내비(Navigator)다. 세상의 모든 에너지는 엔트로피(entrophy)의 법칙에 따라 붕괴되고, 퇴화하고, 부패하나 인자의 오심으로 우리의 욕심과 조금함으로 탈선된 경로도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생명과 진리의 길로 인도함을 받는다.

상실과 체념의 관점을 달관의 경지로 설정하고 겸손과 순종으로 십자가에 매임이 우리의 행복임을 고백하자. 영적인 구조조정으로 매임을 풀고 생명의 매듭을 짓자. 역사가 랑케(Leopold von Ranke)는 과거에 일어났던 사실을 본래 있었던 그대로를 보여주는 일이 역사의 임무라 했고 크로체(Benedetto Croce)는 모든 역사는 현재적 관점에서 재구성된 이론적 가공물일 따름이라 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시예비치(Swetlana Alexijewitsch)는 우리는 더 이상 그 어떤 새로운 생각도 창출하지 못하는 중고 시대(Secondhand Time)를 답습하며 살고 있다고 설파했다.(Kerstin Holm/Die Zeit) 역사의 위기는 낡은 것이 사라지는 반면, 새로운 것이  태동되지 않는 상황이다. 사조(思潮)의 쇠락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함을 깨닫는다. 세월호 사건 당시 외신들은 우리나라를 ‘눈을 뜨고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나라’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성탄의 거리를 방황하는 수많은 영혼들을 우리의 목전에서 ‘교회의 뜨락에서 잃어버리고’ 있다. 방주에 칸마다 역청을 바르고 세속의 미혹을 단절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예수로 시작을 했으면 매임을 풀고 매듭을 지어야 다음이 보일게 아닌가. 누구나 벅찬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 스스로 벽에 부딪친다. 담장이는 벽이라 불리는 담을 만나면 벽을 타고 담을 넘어간다. 내 안에 성탄이 인자의 오심이다. 인자가 온 것은 십자가에 매임이다. 믿는 사람들은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함으로 기꺼이 십자가에 매임이 행복이 된다. 곧 성탄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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