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은 어디쯤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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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은 어디쯤에 있었을까?
  • 승인 2003.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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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랏 산간 마을 도베야짓(Dogubayazit)을 떠난 리무진 버스는 미끄러운 눈길을 천천히 달려 나갔다. 이 길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한 부분으로서 서쪽 끝에 있는 이스탄불까지 가려면 버스로 만 하루동안 밤낮없이 달려가야만 한다.

북쪽으로 난 길로 곧장 올라가면 알메니아와 게오르기아의 접경지대로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이란, 남쪽으로는 이란과 시리아가 각기 자리를 잡고 있다. 잠시 후 버스 운전사는 갑자기 핸들을 오른편으로 틀더니 975번 국도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 길로 계속 내려가면 전통적으로 옛 에덴 동산이 있었다는 지역 언저리에 닿을 수 있다.

어떤 신학자들은 에덴 동산이 누군가에 의해 허구적으로 지어내진 신화 이야기의 주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에덴 동산이 하나님께서 친히 만드신 인류 최초의 거주지요 지상 최대의 낙원이었음을 분명히 증언하고 있다. 이제 역사의 베일을 벗겨내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려면 또다시 고달프고 지친 몸을 추스리며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만 한다.

에덴 동산의 존재 여부와 위치 문제는 지금까지도 많은 논쟁을 벌여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폭넓은 연구가 계속되어져야만 할 것이다. 히브리어에서 「에덴」이라는 단어는 “기쁨”을 의미하는 「아단」(70인 역, “기쁨의 낙원”)이나 “개방된 들판”을 의미하는 아카드어 「에디누」나 수메르어 「에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금세기 초에 발견된 수메르 문학 사본들은 질병이나 죽음도 모르는 딜문이라는 즐거운 장소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여신 닌티(하와)라는 이름과 연관시켜 후대 바벨론인들은 불멸하는 자들의 고향인 “산 자들의 땅”을 생각해내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이 땅과 에덴 동산 사이에 어떤 유사성이 있다고 보고 창세기의 창조 기록이 수메르의 기록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수메르어의 기록이 창세기의 창조기사를 그 나름대로 수정했거나 첨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버스는 30여분이 지나자 서서히 지난번 올라올 때 거쳤던 반(Van) 호수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에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높고 낮은 동산들이 설거지해서 뒤엎어 놓은 그릇들처럼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고 그 사이들을 헤집고 난 오솔길들은 옛부터 이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 왔었음을 알려주었다.

지도를 보니 이 지역에 적혀 있는 작은 마을의 수가 50여 개는 훨씬 더 넘어 보였다. 이것은 이 지역이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적인 요건들을 많이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에덴 동산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에덴 동산이 비옥한 초생달 지역(북동쪽 수메르 광야에서 남서쪽 나일강 유역)에 걸쳐 있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바벨론의 에리두(Eridu) 부근이나 북 바벨론, 혹은 동 지중해의 레반트 중부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성경이 묘사하는 에덴 동산에 근거하여 그 위치를 다음과 같이 추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에덴 동산은 힛데겔(수메르어로는 「이디그라트」, 오늘날의 티그리스)강과 유브라데스강 근처에 있다고 했으므로 지금의 이라크 안에 있는 앗수르(창 2:14, 현재의 Sharqat)의 어느 지점에 있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티그리스강(길이 2,033km)은 자그로스 산맥에서 반 호수와 우르미아 호수의 서쪽과 남쪽으로 흘러 내려와 페르시아만에 이른다.

그리고 유브라데(히브리어 「페라트」, 수메르어「부라눈」, 길이 2,720km)강은 반 호수 근처의 발원지에서 커다란 활모양을 그리며 흐른 뒤 바스라 항구 남쪽에서 페르시아만으로 흐른다.

둘째로, 나머지 두 강, 즉 기혼강과 비손강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에덴 동산의 위치가 정해질 수 있다. 기혼강은 “구스 온 땅을 둘렀다”고 했는데(창2:13), 구스는 일반적으로 에디오피아를 의미하고 있다.

A.D. 8세기 이슬람 교도가 카프카스 지방을 침략했을 때 기혼강은 「가이훈」이라고 불리우고 있었다.

실제로 가이훈이 아라스로 바뀌기 전 중간 단계가 있었는데,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이 강을 지크혼 아라스라고 불렀었다.

빅토리아 시대에 편찬된 성서 어휘 사전과 해설서에는 기혼 아라스라는 이름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금의 아라스강이 옛 기혼강이었음을 강력히 암시해주고 있다.

비손강은 “하윌라 온 땅을 둘렀다”(창2:11)고 했는데, 이 지역에서 베델리엄과 호마노라는 여러 산물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되고 있다. 비손강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견해가 있는데, 하나는 자그로스 산맥 근처에서 여러 개로 발원하는 우이준강이라는 것이다.

우이준이라는 말은 음운 변화의 원칙에 따른다면 원래 비손이라는 말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비손강이 지금의 쿠웨이트 근처에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에 지리학자인 엘바즈(El Baz)는 쿠웨이트 전역에 화강암과 현무암 자갈이 많은 것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자갈들의 가장 가까운 근원지는 650마일 거리의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었으며, 위성 사진에는 말라버린 강바닥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판독 결과 이 강은 현재의 쿠웨이트 3분의 2 지역과 이라크 일부를 뒤엎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고고학자들은 이미 사라져 버린 이 옛 강이 비손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에덴 동산은 어디쯤에 있었던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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