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배려하는 교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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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배려하는 교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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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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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 신촌성결교회

종교가 없는 대학 신입생 10명 중 8명은 종교를 갖고 싶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한국 대학생선교회(CCC)가 2013-2015년 대학 신입생들의 종교의식을 조사한 결과 나타난 수치이다. 또 향후 종교를 묻는 질문에 2013년도에는 14.1%, 2014년에는 7.3%가 기독교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하였지만 올해는 5% 초반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오늘 기독교의 주가가 왜 이렇게 떨어졌는지 거기에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마침 얼마 전 유명 의학저널 커런트 생물학지가 미국 시카고대학연구팀이 발표한 통계를 내 놓았다. 캐나다, 중국, 요르단, 터키, 미국, 남아공 등 6개 나라에 사는 5-12세의 아이들 1,170명을 대상으로 종교와 이타심과 베푸는 일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1,170명의 아이들 중 24%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이고 43%는 이슬람 신앙가정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고 27.6%는 특정 종교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이타심과 나누고 베푸는 모습을 측정한 것이다. 먼저 이타심 측정이다. 아이들에게 한명 당 10개씩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나누어 주고 낯선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했다. 그랬더니 종교 배경 없이 자란 아이들은 평균 4.1개를, 그리고 이슬람 신앙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3.2개를 나눠주었는데 기독교 신앙배경에서 자라난 아이는 3.3개에 그쳤다고 한다.

 이번에는 도덕성을 측정해 보았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앞에 오는 사람의 어깨를 부딪치는 장면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보게 하고 아이들이 반응하는 행동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서로 부딪치는 모습을 보고 난후 종교적 배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대부분 잘못됐다며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고, 이것은 아이들이 나이가 많을수록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심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진 기간이 많을수록 그 생각이 더 강했다고 한다. 2012년에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내용도 종교를 가진 사람일수록 타인에 대한 배려나 동정심이 덜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놀랄 일이다. 그동안 우리들이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결과이다. 신앙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더 너그럽고 동정적이고 이타적일 것일 것이라고 우리는 믿어왔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 통계가 사실이라면 오늘 기독교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갈등과 다툼과 분열의 원인이 이해가 된다. 우리 신앙인들은 비교적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남의 아픔이나 어려움이나 흠을 덮고 보듬는 일에 인색하다. 너의 잘못을 수용하고 이해하고 받아주는데도 아주 서툴다. 모두 너의 잘못으로 돌리고 너의 잘못을 지적한다. 나는 모든 일에 옳고 잘못이 없다. 지금도 교회들의 다툼에 가보면 모두 상대방의 잘못만 있다. 법정에 가서도 서로 상대방이 잘못이라는 의견만 팽팽하다. 그래서 법관들도 교회의 문제 맡는 것을 꺼려한다고 한다.

 지금도 마음에 부담이 되는 어느 중견 회사 사장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기독교인을 사원으로 뽑는 일이 망설여진다고 했다. 기독교인들은 자기 일에는 불성실하면서도 주일에는 예배드려야 한다고 근무를 하려하지 않는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비교적 불성실하다고 말했다. 아마도 이같은 시각이 새내기 신입대학생들의 눈에도 비춰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인들이 오늘 기독교를 바라보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한국 기독교는 대 수술이 불가피 해 보인다. 목사, 장로, 평신도 할 것 없이 모두 전도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의 체질 개선과 기본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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